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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ackie Jun 17. 2020

미스 마플의 매력에 빠지다

살인을 예고합니다

                                                                                                                                                

오 주여! 이게 꿈인가 생신가? 이 세상에 단 한 명뿐이자 별 네 개를 주어도 아깝지 않은 바로 그 숙녀! 모든 할머니를 능가하는 특급 할머니! 세인트 메리 미드에서 평화롭게 지내시는 줄 알았더니 마침 살인 사건이 벌어진 때에 맞춰서 메던햄 웰스에 나타나 주셨군. 마플 양을 위해서 다시 한번 살인이 예고된 셈이야!

- 살인을 예고합니다  p.128에서




아가사 크리스티 추리소설에 등장하는 탐정은 3명입니다. 에르큘 푸아로, 미스 마플, 그리고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할리 퀸이 있죠. 어렸을 때는 에르큘 푸아로 시리즈만 주구장창 읽었습니다. 




세인트 메리 미드에 사는, 결혼한 적도 없고, 정규교육을 받지는 않았지만 빅토리아 시대의 유산을 그대로 물려받은, 뛰어난 관찰력과 기억력,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심리를 파악하는데 뛰어난 능력을 가진, 늘 뜨개질 거리를 들고 다니는 미스 마플의 매력은 아직 느끼지 못했을 때였으니까요. 하지만 이제 취향이 바뀐 걸까요? 사람들의 경계심을 풀어버리고 그들의 속마음을 읽어내는 탁월한 할머니 미스 마플이 왜 이리 귀여운 걸까요. 








이 책 '살인을 예고합니다'는 사실 사건의 교묘함이나 미스터리 해결의 후련함보다는 미스 마플의 활약상이 그저 신나더군요. 사랑스런 모자를 쓰고 손에는 뜨개질 거리를 들고 있는 온화한 표정의 수다쟁이 할머니지만, 그 누구보다도 날카로운 시선을 지닌 탐정이 등장해서 그런걸까요. 왠지 살인사건의 긴장감보다는 할머니의 포근함이 더 크게 느껴지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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