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완전 정복’, ‘소개팅, 절대 하지 마라.’라는 책을 써볼까도 했었지. (물론 장난이다.)
팬데믹 때문이라 하고 싶다. 자만추가 힘들어진 이유는.
소개팅으로 잘 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연애하고 싶은 감정만’ 있는 남녀가 만나 서로 호감을 싹 틔운다는 게 여간 쉬운 게 아니다.
남자는 외모가 전부일지 몰라도, 여자도 외모 본다.
‘이 사람과 뽀뽀는 가능할지’.
또 개인적으로는 첫 만남에 느낌이 없으면 안 보는 편이다.
최악의 소개팅 사례 두 건만 진술해 보겠다.
사례 1)
스물여덟 겨울, 그녀는 그날을 잊지 못한다.
너어어어어무 추웠지만 소개팅한다고 롱코트를 입은 그녀,
시간약속을 안 지키는 사람을 싫어하지만, 콧물이나 닦으며 기다리자며 커피잔 아래로 거울을 훔쳐보고 있다. 그때, 10분 정도쯤 늦은 그. 일단 미안하단 말이 없다. 운동하고 오느라 늦었다는데 그 배 어쩔 건데. 연말이라 그런지 주변은 왜 이리 시끄러운지, 클럽에 온 것 마냥 양손을 모아 귀에 대고 말해야 할 정도다.
음악소리가 조금 낮춰지자, 대화라는 것을 해보려 한다.
“이제 스물아홉이시네요?”
12월이 지나기 전에 나이를 높이다니 실례도 이런 실례가 없다.
“아, 네. 저보다 두 살 많으신 거죠?”
“네, 정말 꺾이셨네요 ㅋㅋ. 곧 서른이신데요?”
“서른 하나 시잖아요 ^^”
“에이 남자랑 여자는 다르죠~”
그는 그녀가 정말 극혐 하는 크리스마스론자였던 것이다.
주선자도 있고 싸우고 싶지 않았던 그녀는 빨리 그 자리를 마무리하는 것으로 끝낸다.
사례 2)
내 앞의 그는 FBI를 꿈꾸는 사람인 것이 틀림없다.
아니, 그렇다면 그는 방향을 잘 못 잡았다.
fbi요원은 말 안 해도 알아내야 하잖아? 이 사람은 대놓고 묻고 있다.
나의 소득, 부모님 직업, 성적 취향..
요즘에 길거리에서 복이 많다느니 그런 걸로 잡는 사람 없었는데, 이 사람에게 잡힌 것 같다.
자리가 파하자마자 주선자에게 일렀고, 하지만 그 주선자도 알음알음 아는 사람이라 아직도 그러고 다니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