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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비루코 0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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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루코집사 Jul 31. 2022

(집사가 되기 전) 나에게 있어 고양이란?

비루코2화



(집사가 되기 전)

나에게 있어 고양이란 그냥 무서운 존재다.

굳이 이유를 따지자면 어렸을 때 보았던 에드가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를  보고 나서?

아무리 주인이 못되게 굴어도 주인에게만은 순종적인 개와 달리 고양이에 대한 이미지는 책에서처럼

자기가 당한 만큼 꼭 복수를 하는 존재로 여겨졌다.


게다가 빛을 받으면 일자로 좁아지는 동공은

내 안의 다른 마음, 나쁜 생각들을 다 꿰뚫어 볼 것 같아

고양이를 똑바로 쳐다보는 게 두려웠다.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을 들킬까 봐,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해코지를 당할까 봐...

고양이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몇 개의 정보들로

멋대로 이미지를 만들고 그것을 부풀려 진실이라 믿었다.


하지만 사실 고양이는

다가가지 않으면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존재였다.

길가의 가로수, 새, 이름 모를 꽃들, 벌레와 같이 길고양이는 내가 살아가는 도시의 배경이 되는 존재들이었다.

가로수의 가지가 잘려나간다고 해서 마음 아파하거나

아침마다 보이던 새가 안 보인다고 걱정하지는 않는다.

그랬다.

적어도 그 여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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