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6장_배보다 배꼽이 더 커졌어!
우리 전기차로 하자!!라고 신랑이 드디어 결정을 했다.
나의 취직이 결정되면서 신랑은 단축근무를 신청하려 한다.
육아휴직을 하면 더없이 좋으련만, 쉽지 않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경제상황이다.
우스갯소리로 한 달 벌어 한 달 산다고 말하고 다닌다.
월급은 언제나 통장을 스쳐 지나갈 뿐이다.
신랑이 육아휴직을 하면 우리 생활비는 뚝 떨어진다.
나의 재취업이 계약직이니 월급이 많은 편도 아니다.
그래서 우리의 선택은 주 35시간 근무의 단축근무였다.
고작 5시간 업무시간을 줄였을 뿐이다.
여기서 또 하나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듯한 느낌이었다.
단축근무를 하고 2시 30분 퇴근하여 작은 아이 유치원 하원까지 하려면
대중교통으로 퇴근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우리 집은 김포, 회사는 광명.
머나먼 거리를 여태 주머니 사정 생각하며 대중교통을 고집하던 신랑이었다.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시기가 온 것이다.
"우리 그래도 꽤 잘 버텼어~ 애들 등하교 때문에 다들 차 2대씩 있잖아."라고 위로해 본다.
비용과 유지비를 따져보며, 길바닥에 돈 줄줄 흘리고 다니지 말자며 결론을 내린다.
이때가 12월 말.
전기차 보조금이 바닥나기 딱 좋은 연말이었다.
국가 보조금 및 지자체 보조금을 이용하면 할인이 많아진다.
하지만 지자체 보조금은 받을 수 없는 상황.
새해가 된다 해도 언제 보조금이 시작될지 모르는 것이다.
공지를 기다리기보다는 시청에 직접 전화를 하였다.
25년도 전기차 보조금에 대해 물었다.
3월 정도에 확정된단다.
속으로는 '너네 일 안 하니?'라는 말이 맴돌지만 겉으론 상냥한 척 "안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전화를 끊는다.
1분기를 통째로 날리며 기다릴 순 없었다.
결국 우리는 지자체 보조금은 포기하기로 하였다.
정부 보조금과 다자녀 혜택, 그리고 이미 만들어진 차 중에 골라서 구매하기로 하여 추가 할인을 받고
서브카를 구매했다.
지난날의 나라면, 월급도 많은 편이 아니고 추가로 차를 구매하면서까지 일을 다녀야 하나 생각했을 것이다.
집에 있으면서 그냥 아이들 케어에 더 집중하는 게 낫지 않나 주저앉았을 것이다.
그렇게 버틴 10년이었다.
좀 더 과감해지려 한다.
10년 뒤쯤 아이들 다 키워놓고 허망해하기보다는 내 삶과 자기 계발에 힘을 써보려 한다.
그러려고 한 취직이다. 이렇게 자꾸 일을 벌여나가고 있다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