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니 작년도 생각지도 못하게 많은 것들을 하면서 지냈더라고요.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펜을 들고 책상 앞에 앉아 이런 저런 단어들을 써내려갔어요. 내가 왜 사는지 고민하는 시기는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내가 뭘 위해서 살아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내 마음대로 태어난 것도 아니니 이왕 살아가는 거 그래도 행복한 거 하면서 지내보자 했던 것들이 한 단어, 한 단어 모여 버킷리스트 비슷한 것이 만들어지고 저는 올해 그것들을 어떻게든 해냈더라고요. 이유는 단지 행복해지고 싶어서요.
살만큼 살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세상에 더이상의 미련은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이 질긴 목숨은 쉽게 끊어지지도 않더라고요. 이만큼 살았으면 마음에 생채기가 날대로 나고 주름도 어째 하나씩 더 생기는 것 같기도 하고요. 누구나 살아가는 게 쉽지는 않잖아요. 다들 말은 안해서 그렇지 길 가다 사람들 보면 측은할 때가 많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구겨진 마음 사이로 우리는 어떻게 하루를 견뎌야 하며, 그 하루 속에서 어떤 것들을 보고 느끼고, 어떤 생각을 할지. 그저 저의 시선일지라도 일주일에 한 편씩은 글로 남겨보고 싶었습니다.
사람 사는 거 다 비슷합니다. 사회적 지위가 있어도, 유명해도 같은 사람임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들이라고 사는 게 특별할까요. 하는 일만 다르겠지요. 같은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공감 가는 글들을 같이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게 제가 글을 쓰는 이유입니다. 너무 길지도 않고 너무 짧지도 않은 글을 써내려가려 합니다. 그냥 사는 이야기 같지만 기록함으로써 어쩌면 특별한 하루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그냥 사는 것도 좋지만 기록으로 누군가는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그런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그게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이자 전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