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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말랭 Feb 04. 2024

누구나 두려운 순간은 있다.

누구나 두려운 순간은 있다. 처음. 바로 처음이다. 뭔가를 처음 경험해보는 때. 첫 입사 때, 중요한 시험의 시작 때, 총 소리가 땅 나면 달려야 하는 달리기 시합 때, 생각 나지는 않지만 첫 걸음마를 땔 때. 생각해보면 어릴 때가 참 좋았다. 젊음이라는 상징성도 있지만 젊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패기와 도전 정신이 그 이유다. 어쩌면 그 무엇도 제대로 모를 시절이라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나이를 먹은, 먹어가는 지금 이 순간, 매일이 두렵게 느껴질 때가 있다. 정확히는 나이를 먹은 내가 두려운 것이겠지. 젊을 때야 호기롭게 도전이라는 것에 개의치 않지만 나이가 무엇이길래 자꾸만 주저하게 되는지. 인생은 계속 흐르고 있고 인간은 가만히 있을 수 없다. 뭔가를 계속 해야하는 존재다. 그리고 성취하고 싶어하는 존재다.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뭔가를 배우고 싶고, 해내고 싶고 그런 내가 좋고. 


실패의 경험이 쌓여서 그런걸까 시간이 흐를수록 용기가 없어진다. 창피한 건 많아져서 실패의 흔적을 지우고 싶은 밤도 수없이 많다. 그러나 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해 오늘 한 뼘 더 용기를 가져보려 한다. 하루하루가 모여 용기가 내 키만큼 크면 그 무엇을 하더라도 내가 나를 감당할 수 있지 않을까. 내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서 용기를 내야한다. 난 나를 사랑하고 싶다. 누구보다 사랑하고 싶다. 끔찍이 사랑하고 자랑하고 싶다.


내가 좋아지려면 용기를 내야한다. 처음을 무서워하지 않아야 한다. 누구나 두려운 순간은 있다. 범무서운줄 모르는 하룻강아지처럼 때로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달려드는 용기가 필요하다. 어렸던 지난 날처럼. 나이따위는 숫자에 불과한 요즘 세상에서는 더더욱. 너무 겁내지 말기로. 모두 두렵고 무섭지겠지만 오늘 한 뼘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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