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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말랭 Feb 10. 2024

마음의 짐은 잠시 내려놓자고요.


하루 종일 힘든 날이었습니다. 다른 게 아니라 마음이요. 위에 돌 하나가 얹힌 듯이 묵직하고 꽉 막힌 기분이었습니다. 아무 생각도 하기 싫은데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요. 생각의 고리를 끊어내고 싶은데 생각이 많은 사람은 그게 잘 안 되더라고요. 본인을 더 힘들게 만들 뿐이죠. 그러다 해가 어둑해질 때쯤 지치더라고요. 아무 생각도 안 들도록 잠이나 자버릴까 하는데 할 일은 또 있고. 그럼 일에 집중하자 하니 몸이 안 따라주고. 어떻게 할 줄 모르겠을 때, 마음에 있는 짐을 하나씩 살펴보게 됩니다. 걱정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몇 가지인지, 해결 방법은 있는지, 그렇다면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게 되더라고요.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 더 명확해지는 것 같아요. 시간만이 답이구나.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없구나. 이렇게요.


모든 걸 한 번에 해결할 수는 없잖아요. 뭐든 순서가 있고 시간이 필요하잖아요. 마음이 앞서게 되면 그게 걱정이 되고 곧 짐이 되는 것 같습니다. 또 너무 먼 미래를 보고 있는 것이죠. 미래는 내가 지금 갈 수가 없는 곳인데 말이에요. 모든 게 다 때가 있듯이 가만히 나를 살피고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묵묵히 나의 일을 하면 됩니다. 하루하루만 바라보고 그저 묵묵히. 느린 거북이 같아도 꾸준히 걷다 보면 뒤돌아보면 어느새 저 멀리까지 가있지 않을까요? 내가 원하던 그곳으로요.


마음만 앞서지 말 것, 사서 걱정하지 말 것, 현재에 충실할 것. 이만큼 살았어도, 알 거 다 알아도 언제나 마음은 동요하고 맙니다. 파도 보며 멍 때리는 게 좋았던 내가 어느 순간부터 일렁이는 파도만 봐도 멀미라도 할 것처럼요. 다시금 마음을 다스려봅니다. 그 좋았던 파도를 기분 좋게 바라볼 수 있도록요. 어지럽던 머리가 파도를 보는 순간 정리되고 다시 곧  멍 때리며 바라볼 수 있게 말이에요. 돌은 저 멀리 던져버립시다. 지금 내 위에 얹혀 있는 돌은 미래에 있을 것입니다. 시간이 흐른 뒤에 보면 그 돌덩이는 별거 아닌 손톱 만한 조약돌이 되어있을지도요. 그때는 그마저도 파도에 던져버리자고요. 조그마한 짐도 떨쳐버릴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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