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상을 가끔 한다.
내가 돈이 아주 많아서 죽을 때까지 돈걱정 안 하고 살 수 있다면? 사랑하는 가족을 내일부터 볼 수 없다면? 오늘까지만 살 수 있다면 난 그동안의 어떤 것을 후회하게 될까? 생각 멈추기를 모르는 사람의 별의별 생각이다.
나는 돈이 아주 많다면 여행을 가기보다는 도시로부터 더 먼 곳으로 가고 싶다. 통창에서 나무가 많이 보이는 집. 원두는 직접 볶아서 커피를 내리고 좋아하는 책을 보는 거다. 햇살이 좋은 오후엔 마당 한켠에 흰색 빨래를 널어놓고는 편한 의자에 기대앉아 쉬기도 하고. 그러다 좋은 생각이 떠오르면 후다닥 들어가 책상에 앉아 맘껏 글을 쓰는 것. 남편과 아이는 함께 흙놀이를 하다가 더 필요한 물건들을 집에서 가지고 나와 아예 바닥에 엉덩이를 붙이고 실컷 노는 게 일상인 생활.
사랑하는 가족을 내일부터 볼 수 없을 거라 상상하면 계속 바라보고 싶어 진다. 눈에 더 담고 싶어 진다. 행복한 순간이 올 때는 느낄 수 있는 만큼 한껏 행복하려 한다. 후회되는 일 투성이일지라도 그 후회가 가족한테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 것, 상처되는 말을 하거나 표정을 지었던 것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그럼 난 어떤 걸 후회하게 될까? 이제까지 마음에 들지 않았던 내 인생의 어떤 순간들을 다시 반복하는 일이지 않을까. 선택을 미루던 순간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 안간힘 쓰던 시간들, 나보다 남을 앞세워 스스로 작아졌던 일들, 가능성을 믿지 못해 꿈을 멀리 두었던 날들.
그 상상들이 기약 없는 ‘언젠가’가 되지 않기를 바라며 오늘을 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