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거다

by 고유

“오늘 하루 뭐 했어?” 묻는다면 대부분 비슷한 답을 하지 않을까. 머리를 긁적이며 “그냥..”이라는 말로 시작해 “똑같지 뭐.”로 끝나는 하루.


좋든 싫든 물살에 떠밀리듯 하루를 산다. 그 반복이 지루할 때도 있지만 불행히도, 그리고 다행히도 감정과 기억은 유한하다.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고, 잠시 멀리 갔다가 또 다른 모습으로 돌아올 뿐이다. 파도가 밀려왔다가 다시 멀어지는 것처럼.


반복되는 파도는 늘 같은 모습으로 밀려오지 않는다. 비슷하게 보여도 조금씩 다른 세기로 부서지고, 한 번 밀려나간 물결은 다시 그 자리에 돌아오지 않는다. 우리의 매일도 그렇지 않나. 되풀이되는 듯하지만 매번 다른 모습으로 지나간다.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이어지는 시간이 다를 뿐, 결국 끝난다.


심지어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지루함을 그저 바라보는 일에도 평온함이 있다. 스노우볼을 흔들어 흩날린 스티로폼 눈송이가 천천히 가라앉는 걸 바라보다가, 눈이 다 내리면 다시 흔들기를 반복하는 것처럼. 계속 같은 구간을 지나는 장난감 기차를 멍하니 바라보는 것처럼.

그러다 내 이름을 부르는 누군가에게 시선을 빼앗긴다. 평온한 지루함도 그렇게 머물다 흘러간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돌아오겠지.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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