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을 꿈꾸어도 괜찮다

by 고유

누구나 완벽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때때로 완벽에 대한 강박을 느낀다. 아니, 완벽해본 적도 없었으니 강박이라기보다 불완전함을 인정하지 못하는 마음이었다.

생각해 보면 모든 면에서 열등감을 느꼈던 건 아니다. 지금처럼 못해도 전혀 욕심나지 않는 ‘노래 잘 부르기’ 같은 것들에 대해서는 느껴본 적 없었으니까.


질투를 잘 느끼지 못하는 편인데, 어떤 일에 대해서는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을 보면 질투가 나고 욕심이 났다. 내가 완벽하게 잘하고 싶은 부분은 따로 있었다.


글쓰기와 육아가 그랬다. 이 둘은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지만 공통점이 있다. 포기하지 않았고,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아득히 막연했던 꿈은 아주 오래전부터 베스트셀러 작가였고, 유치원 교사로 아이들과 함께 하던 시간 속에서 느꼈던 효능감은 실전육아에서도 이어지길 원했다. 이 두 가지만큼은 보통의 사람들보다 조금 더 잘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할 수 있었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맞아. 그것만큼은 너가 정말 잘하지.’ 인정받고 싶었다.


완벽을 좇는 마음은 열등감의 또 다른 얼굴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열정을 잃지 않았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열정이란 원래 금방 식는다. 마음먹었을 때는 설렘과 동시에 무엇이든 이룰 수 있을 것만 같은 벅찬 기분이 들지만 오래가지 않는다. 뜨거웠던 열정은 미처 타기도 전에 불씨도 남기지 않고 꺼져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든 땔감만 있으면 열정에 불을 지필 수 있는 불씨를 간직하고 있다는 건 행운일 수도.


완벽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로하는 말들이 이미 많이 있다. ‘완벽하려고 애쓰지 마라’, ‘그냥 대충 시작하라’, ‘지금 그대로도 충분하다’ 모두 좋은 말이다. 나는 여기에 한 줄을 덧붙이고 싶다.


“완벽을 꿈꾸어도 괜찮다.”


완벽은 도달해야 할 목표나 결과물이 아니어서 그렇다. 더 나은 내가 되고 싶은 마음, 가능성을 믿는 나날들의 또 다른 이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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