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또 시작되었다. 요즘 수수께끼에 푹 빠져있는 아들은 밤에 불 끄고 누우면 수수께끼 문제를 내라며 나를 그렇게 재촉한다. 문제 하나 내고 나면 곧바로 "또또또" 하며 다그치는 바람에, 하고 싶은 마음까지 사라진다. 더 이상 낼 수수께끼가 없으면 나는 바통을 아들에게 넘긴다. 아들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곧바로 문제를 낸다.
"엄마! 고등어가 다니는 학교는 뭐게?"
"고등학교?"
어디서 본 걸 낸 건지, 아니면 지어낸 건지는 모르겠지만, 재치 있기는 하다.
"어~맞아~"
아들은 어떻게 곧바로 맞출 수 있냐는 듯이 나를 대단하게 쳐다본다. 난 급 궁금증이 생겨서 아들에게 묻는다.
"고등학교가 뭔 줄 알아?"
"대학교 앞이잖아~"
"어~그래~맞아~하하"
아들 대답을 듣고 나니 어린 아들이 참 신통방통하다. 난 더 물어보기로 한다.
"그럼 초등학교 다음은 뭐게?"
"......... 뭐지?"
"중학교"
중학교라는 단어는 많이 안 들어봤는지 생소한가 보다. 난 아들에게 중학교라고 정답을 알려준다.
"중학교 다음에는?"
"고등학교!"
"그럼 고등학교 다음에는?"
"대학교!"
아들은 중학교 이후로는 대답이 술술 나온다.
"어~맞아~그럼 대학교 다음은 뭘까?"
진짜 문제는 지금부터다. 아들 생각이 궁금하다.
"회사!"
너무나 현실적인 아들의 대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
"크크크"
난 더 웃고 싶지만 흐름이 끊기면 더 이상 대답을 안 할 것 같아, 곧바로 이어서 물어본다.
"그럼 회사 다음은?"
"당연히 아파트지!"
아들의 대답이 생뚱맞다. 난 그 이유가 궁금하다.
"왜? 왜 아파트야?"
"회사 갔다가 저녁에 아파트로 오잖아~"
아들이 표현이 참 단순 명쾌하면서도 기발하다.
평소 같았으면 이제 그만하고 자자고 했을 텐데 오늘은 뭔가 끝을 보고 싶다.
"그럼 아파트 다음은 뭔데?"
"허참. 하늘 나라지~"
평소 아들은 하늘나라 얘기만 하면 눈물바다라, 그 단어는 우리 집 금기어인데, 웬일인지 오늘만큼은 아주 쿨하게 얘기한다.
"에엥? 갑자기 하늘나라?"
결혼, 뭐 이런 쪽으로 대답할 거라 예상했는데, 다 건너뛰고 갑자기 하늘나라가 나오니 당혹스럽다. 난 이유가 너무 궁금해서 아들에게 이유를 물어본다.
"아파트에서 할머니 할아버지 될 때까지 살다가 하늘나라가잖아~"
듣고 보니 맞는 말이긴 하다. 6살 아들 눈에는 할머니, 할아버지 가족들 모두가 아파트에 살고 있으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다. 난 이 문제에 끝이 있나 확인하고 싶어 아들에게 한번 더 질문한다.
"그럼 하늘나라 다음도 있어?"
"당연히 우주지!"
"오~~"
아들의 기발한 발상에 난 감탄한다. 그리고 마지막 질문을 한다.
"우주 다음은?"
"별이야."
별 뜻 없을 수도 있고, 별 뜻 있을 수도 있지만, 난 40년 가까이 살면서 이제야 조금씩 깨닫게 된 것들을 6살 아들은 벌써 아는 것 같아 대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이 뭉클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