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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 story by 역사 Apr 06. 2020

월요일 다음날, 갑자기 금요일이 된 황당한 역사 3부

마침내 16세기 10일의 시간이 사라지다

부활절 날짜가 틀리자, 당시 교회의 최고 수장 '그레고리우스 13세' 교황은 기존 ‘율리우스 력’을 폐지하고, 새로운 그레고리우스 력을 선포합니다. 바로 현재 우리가 쓰는 역법입니다. 그 조정은 율리우스 력을 아주 조금 수정한 것에 불과하여, ‘뉴’ 율리우스 력이라고 해도 상관없을 정도입니다.



율리우스 력은 128년마다 1일의 오차가 발생.


차 수정은 먼저 1) 100년간 25번의 2 29일 윤달을 24번으로 줄여서, 1일을 제거합니다. 즉, 1800년, 1900년처럼 00으로 끝나는 날은 2월 28일까지로 한 것입니다. 하지만 128년마다 발생하는 1일의 오차를 100년마다 제거하기 때문에 2) 400년 배수가 될 때에는 특별하게 윤달을 추가합니다.

그로 인해, 2000년에는 특이하게도 2월 29일이 있었던 것입니다.



틀린 원인을 바로 잡았으므로, 앞으로 춘분을 3월 11일에 지낼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레고리우스 13세는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기로 했습니다. 즉, 3) 10일의 오차를 정정하기 위해, 달력에서 10일을 지워버린 것! 춘분을 3월 21일로 고정한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명을 지키고자 했던 것입니다.


제2차 물리학 법칙 파괴 사건!


결과, 20일 만에 1달치 월세를 내야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억울했을지는 상상조차 하기 힘듭니다. 10월 9일의 생일 선물을 애타게 기다렸던 아이의 동심은 부활절 때문에 무참히 깨졌던 것입니다. 생일선물을 허공에 날리고 대신 부활절 달걀을 조금 일찍 받아야만 했던 그 애는 과연 수긍했을지..  


이러한 이야기는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그냥 받아들여야 했지만, 허망했습니다. 현재의 우리는 과학적으로 '그런가 보다'라고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지만, 당시는 이러한 과학적 설명이 통하지도 못했습니다. 당시 과학은 모두 종교의 영역에 속했습니다.

신은 그 뜻을 성경에 기록했고, 정답은 이미 성경에 있었습니다. 신은 6일에 걸쳐 세상을 창조했고, 나머지 1일 동안 그 은혜를 감사했는데, 갑자기 잘못되었다니? 10월 7일이면 성녀 유스티나 축일을 기념해 기도했는데, 그동안 바친 기도가 헛된 것인가?


음모론 떡밥의 배경으로써 딱 좋은 소재이기도 하죠. 중세 성당 기사단에 대한 거대한 음모론을 다룬 에코의 유명한 소설, ‘푸코의 진자’에서도 그레고리우스 력에 대한 내용이 나옵니다. 성전 기사단 몰락 후 그 후예들이 다시 만나기로 했지만, 율리우스 력에서 그레고리우스 력으로 바뀌는 바람에 날짜가 헷갈려서 만나지 못했을 것이라는 주인공의 추측이 바로 그것이죠.


나라별 그레고리우스 력을 받아들린 해


제로, 나라마다 그레고리우스 력을 받아들이는 시간이 달라서 상당한 혼란이 있었습니다. 교황, 부활절과 깊은 관계가 있는 것에서 보듯이, 당시 역법 체계는 상당히 종교적인 문제이었습니다. 그 결과, 독실한 가톨릭 국가인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이 모두 1582년 바로 도입했습니다. 중세 교황의 힘이 매우 컸던 지역입니다.


헨리 8세가 여러 번 부인들과 이혼하기 위해, 로마 교황과 이혼하여 독자적인 종교인 성교회를 만든 영국은 상당히 늦은 1752년에야 변경을 했습니다. 물론 그 사이 율리우스 력의 오차는 더욱 생겼기 때문에, 11일을 통째로 없애야 했습니다. 그리스 정교를 믿는 러시아는 무려에야 1918 율리우스 력을 바꿨기 때문에 13일을 제거해야 했습니다.


그 결과 다른 나라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새해가 될 때, 러시아에서는 비로소 크리스마스를 지내기도 했습니다. 러시아의 유명한 ‘2월 혁명’도 사실은 ‘그레고리우스 력’으로는 3월에 발행한 사건입니다.


음.. 역시 러시아가 짱인 듯..


한때, 러시아 영토이었던 알래스카는 이와 별도로 독특한 '시간순삭'이 발생했습니다. 한때 러시아 땅이었던 알래스카는 원래 날짜 변경선 왼쪽에 있었습니다. 역시나 러시아 본토와 같은 날짜를 사용하기 위해서이죠. 


하지만 러시아가 헐 값에 알래스카를 팔 자, 그럴 이유가 없어졌고 날짜 변경선를 현재로 변경했습니다. 지금은 러시아와 알래스카 중간에 날짜 변경선이 지나기 때문에 1일을 조정해줘야 합니다. 근데 이때는 고려할 변수가 꽤 많았습니다. 

당시 러시아는 유럽과 12일 차이가 났습니다. 하지만 알래스카는 하루가 늦은 미국 땅에 속하므로 11일을 점프한 것으로 최종 정리했습니다. 

1867년 10월 7일 정오 ㅡ> 10월 18일 정오로 점프~!


거부터 음력을 사용했던 우리나라는 1896년 을미개혁을 통해 글로벌 표준인 태양력을 받아 들었습니다. 단순히 율리우스 력에서 그레고리우스 력으로 변경한 것이 아니었던 것이죠. 태음력에서 태양력인 그레고리우스 력을 도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잃어버린 시간이 유럽 나라보다 많았습니다.

그래서 음력 1895년 11월 16일에서 순식간에 양력 1896년 1월 1일로 순간 이동했습니다. 현대의 태양력은 예수와 깊이 관련되어 있는데, 정작 크리스마스를 통째로 생략한 어느 작은 동방 나라의 패기란..




리학 법칙을 인정사정없이 파괴하는 이러한 혼란은 그 이후에는 없었을까? 마치 타임머신을 탄 듯, 순식간에 시간을 점프한 사건은 다시는 발생하지 않았던 것일까?  

하지만 역사에는 그런 일이 꽤 자주 있습니다. 그런 물리학을 파괴하는 역사가 좀 짱인듯



원래 1미터의 정의



여러 이유로 지구 자전 속도가 지속적으로 느려지고 있기 때문에 현재는 원자의 진동을 통해 시간을 측정하고 있습니다. 설사 지구가 박살이 나도, 그날이 오면 무슨 의미가 있겠냐마는 절대 변하지 않는 기준을 세우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구의 길이에 의해 정의되던 미터 역시 지구가 파괴되면 측정할 수 없으므로, 지금은 절대 불인 빛이 진공에서 2억 9979만 2458분의 1초 동안 진행하는 거리로 정의합니다.  


프라하의 천문 시계


원자시계가 없던 과거에는 여전히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시간을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 한 나라에서도 지역에 따라 조금씩 시간이 달랐습니다. 해당 지역에 오면, 시청 등에 있는 시계를 통해 시간을 맞추고는 했죠. 그 시계가 정확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같은 사회에서 하나의 시간만 사용하면, 전혀 문제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점차 하늘을 보지 않은 세상이 왔습니다. 항상 하늘을 관찰하던 농업 대신 산업 혁명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산업 혁명의 상징은 바로 증기기관. 곧 최초의 증기 기관차가 발명되었습니다.



전국에 철도가 깔리자 큰 혼란이 왔습니다.

도시마다 시간이 모두 달랐지만, 열차 시간은 출발지가 기준이었죠. 런던에서 12시 출발하는 기차가 플리머스에 도착하는 시간 역시 현지 기준 12시라는 말도 안 되는 상황(기차가 빛보다 빠르다는 것이다)이 발생 했습니다. 노선을 연결해 열차가 서로 연락해야 했지만, 시간이 일치하지 않으면 소통에 큰 지장이 생겼습니다.

나라가 더욱 거대한 미국은 한층 더 심각했습니다. 철도 중심지 피츠버그 역에는 각기 다른 시각을 보여주는 시계만 6개가 넘었습니다. 한편으로 이러한 혼란은 인류의 축복이 되기도 했습니다.


스위스 베른 역시 유럽 철도의 중심지. 그런 만큼 철도와 멀리 떨어져 있는 지역의 시간 동기화와 관련된 특허 신청이 베른에 많았습니다. 이런 서류에 둘러싸여, 끊임없이 시간의 상대성에 대한 생각을 키워 나갔던 특허국 직원이 있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너무나 유명한 아인슈타인..


현대 물리학이라면 어디서든 나오는 분


1847년 영국 철도운임정산소는 그리니치 표준시를 '철도 시간'으로 채택했습니다. 영국 철도는 모두 그리니치 표준시를 쓰게 된 것이죠. 마침내 1880년 영국 전 사회는 그리니치 표준시를 공식적으로 채택했습니다.


그 결과, 위치에 따라 시간 조정을 하며, 황금 같은 시간을 잃어버린 지역도 있고, 추가로 얻었던 도시도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태양의 위치에 따라 정하던 시간은 더 이상 태양과 연관성이 없어졌습니다.


사실.. 각종 스모그로 인해 하늘이 제대로 안 보이기 시작했다




지만 완벽하게 보이는 그레고리우스 력도 3,200년마다 1일의 오차가 발생합니다. 인류 문명이 핵전쟁, 환경 파괴의 위험을 잘 해결해서 그때까지 존재한다고 칩시다. 그러나 우리 후손들이 1일의 오차로 인해 생기는 엄청난 혼란을 잘 극복할 수 있을지...


과학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1초의 오차조차 매우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단 1초로 인해, 기계 및 프로그램 오작동이 자주 발생합니다. 불규칙적으로 지구가 자전하여 발생하는 시간과 규칙적인 세슘 원자시계를 기준으로 하는 세계 협정시와의 오차 보정을 위해 추가하는 1초, 즉 ‘윤초’ 때문이죠.


링크 참조

https://terms.naver.com/entry.nhn?cid=58941&docId=3581001&categoryId=58960


지금부터 약 2,700년 후에 생기는 1일의 오차를 바로잡기 위해, 우리는 어떤 방법을 사용할까요? 과거처럼 시간을 제거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역법을 사용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종종 SF 장르에서 볼 수 있습니다.

건담 시리즈에서는 우주세기라는 연도를 사용해서, 흔히 U.C. 79 식으로 표현하고 있죠.



미래의 모습은 다르겠죠?

아마도 인류는 태양계를 벗어날 것입니다. 태양의 공전 주기에 불과한 그레고리우스 력을 우주 시간의 기준으로 삼기에는 우주는 너무나 광활하고 신비합니다. 또한 블랙홀 주변에서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서 태양력으로는 심각한 불일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바로 상대성 원리!!




레고리우스 교황의 개혁으로 인해 20일 만에 1달 월세를 내기도 했으나, 반대로 20일만 있어도 1달 급여를 받는 행복한 달이기도 했습니다. 어찌 되었건 잃어버린 시간을 결코 되찾을 수 없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근데 물리학에서는 가능하다고..

우리 스스로의 의지 없이, 거대한 우주적 힘에 의해 가끔(?) 시간을 잃어버릴 위험이 존재하는 것이죠.


시간은 금이라고 합니다. 흑수저에게 그나마 있는 자산이 시간입니다. 거대한 우주적 존재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행동은 주어진 시간이나마 알차게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 아닐까요?


카르페 디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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