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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의 기술 Jan 30. 2021

과거에 집착하면 미래를 볼 수 없습니다

집착 버리기


"과거에 집착하면 미래를 볼 수 없어"

영화 <라따뚜이>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집착하면 미래를 볼 수 없다니 정말 그럴까요?




집착(執着)이란 허망한 분별로써 어떤 것에 마음이 사로잡혀 헤어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그릇된 분별이기도 하고요, 어떤 것을 탐내어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마음 상태를 말합니다.


실패했던 연애 경험을 떠올려봅니다.

첫 만남에 설레고 차츰 서로를 알아가면서 사랑이 싹틉니다. 나만 생각해야 하고 나만 바라보는 게 사랑인 줄 알았습니다. 이런 말로 사랑을 확인합니다.

'이성 친구 만나면 안 돼, 따로 연락도 안돼.' '친구들과 술 마시면 몇 시간에 한 번씩은 전화해.'

관심을 보이고 애정을 쌓는 거라 여겼는데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불안하고 마음이 불편해집니다.

사랑이 아니라 집착이었음을. 애정이 아니라 소유욕이었음을. 뜨거웠던 사랑이 집착으로 둔갑해 설렘보다는 피곤함이, 편함보다는 눈치만 보게 됩니다. 지나친 사랑은 마음을 차갑게 만듭니다.

얼핏 비슷해 보이는 사랑과 집착의 차이는 사랑에는 배려심이, 집착에는 이기심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과거의 성공에만 집착하다 현재의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하지 못하고 실패한 기업도 상당수 있습니다.

디지털카메라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그러나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장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필름 카메라 사업에만 안주하다 무너진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코닥입니다.

피처폰의 절대 강자였습니다. 그뿐 아니라 스마트폰도 세계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그러나 피처폰의 영광에서 벗어나지 못하다 몰락의 길로 빠졌습니다. 노키아입니다.

세계 최초의 제품을 개발했지만 시대를 내다보지 못했습니다. 현재의 영광에 집착하면 아무리 1등 기업이라고 해도 실패는 피할 수 없음을 역사를 통해 배웁니다.


과거를 그리워하고 동경하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요즘처럼 살아가기 힘든 시기일수록 과거를 떠올리며 진한 향수에 젖습니다. 과거를 더 아름답고 따스하게 느끼면 느낄수록 아직 오지 않은 미래는 낯설고 불안하기만 합니다.

'가난했지만 그때가 좋았는데' '왕년엔 이러지 않았는데.'

아련한 추억 거리가 비현실적인 상상의 나래를 펼칩니다.  

이렇듯 사람은 좋았던 순간을 미화하고 지나치게 그리워합니다. 따스하고 아름다웠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고 미련을 버리지 못합니다. 과거에 대한 집착입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은 냉정한 현실입니다.

과거의 집착이 오늘을 어둡게 만듭니다. 앞으로 나가지 못합니다. 미래를 볼 수 없게 합니다.




집착은 때로는 우리가 가진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장자 멘토링>이란 책에는 공자와 그의 제자 안연과 나눈 도박에 관련한 대화가 있습니다.

"도박을 즐기는 사람을 살펴보아라. 기왓장같이 싼 물건을 걸고 도박을 하는 사람은 태연하고 대범하다. 잃어보았자 어차피 기왓장이기 때문이다. 값비싼 장식품을 걸고 도박을 하는 사람은 한눈에도 매우 조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두려움으로 인해 재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다. 하물며 황금을 걸고 하는 사람은 어떻겠느냐? 두려움이 지나쳐 정신이 혼미한 지경일 것이다. 왜 그렇겠느냐? 외물을 너무 중시하는 까닭이다. 기왓장을 걸 때나 황금을 걸 때나 그 사람의 솜씨는 변함이 없다. 외물을 중시할 때 사람의 마음은 치졸해진다."


중요한 일일수록, 꼭 해내야 하는 일일수록 실수를 연발하고 평소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이유는 자신에게 있습니다. 마음속에 꽈리를 튼 '집착'이 정작 중요한 순간에 우리를 얼어붙게 하고 손발을 묶고 갈팡질팡하게 하니까요.

'집착하면 안 되지', '마음을 비워야지'

숱하게 자기 암시를 하지만 막상 집착이 들어와 자리를 잡는 순간 갈피를 못 잡고 전전긍긍하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역대 최강 한파라며 맹추위가 기승을 부렸던 겨울이었지만 이미 지나갔습니다. 꽃샘추위를 겪고 나서 어느새 꽃이 만발하며 여기저기 꽃잎이 팡팡 터지는 봄을 만끽하고 있습니다만 이또한 지나갑니다.  지난여름 같은 긴 장마를 또 맞이할지도 모릅니다. 물론 열대야도 피할 수 없을 거고요. 그리고 나면 가을이 찾아옵니다.

계절의 변화처럼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는 자연의 이치를 보고 배웁니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집착을 버릴 수 있습니다. 마음을 비운다는 의미이겠죠. 또한 잃는다 하더라도 안타까워할 이유도 없습니다. 이치대로라면 잃은 게 있다면 언젠가는 얻을 테니까요. 얻는 것과 잃는 것은 결국 생각의 차이입니다.




행복과 불행은 살다 보면 반드시 겪어야 할 여정입니다. 행복을 붙잡는다고 잡히지도 않고, 불행을 몰아내려고 애를 써본들 그 또한 때가 있습니다.

죽고 싶을 만큼 괴로운 불행도, 영원하길 바라는 행복도 세월의 흐름과 함께 남김없이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집니다.

불행과 행복뿐만 아니라 인생의 희로애락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흐르는 대로 바라보면 집착하던 마음이 비워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장자는 집착을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무엇인가 얻으려고 애를 태우면 태울수록 결국 얻지 못하리라'라고 말입니다.





사진출처 :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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