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여행은 그저 세상 구경하러 떠난 길이었다. 구경하고 때가 되면 돌아가는 나그네 길에 무슨 이유가 필요한가? 사람들은 인생이란 세상 구경에서 사장, 회사원, 공무원, 운동선수, 예술가, 주부 등 다양한 역할로 여행한다. 계획한 대로 때론 주어진대로 자신의 세상을 구경한다. 바쁘게 시장으로, 공원으로, 극장으로, 체육관으로 간다. 우연히 길을 잃고 헤매다 다른 곳을 구경하기도 한다.
나도 많은 길을 떠나, 많은 곳을 보고, 많은 사람을 만나며 세상을 구경했다. 도시도 보고, 경치도 보고, 친구도 찾아가고, 길도 헤매고, 막다른 길도 만났다.인생을 어떻게 잘 살아갈지도 고민했다. 사실 방법은 책 속에 오랜 지식으로 무수히 쌓여 있었다.
어느 날, 30대에 읽었던 책을, 50대에 읽었다. "이런 거였어?" 하는 순간이 있었다. 그런데 정말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나는 다른 삶을 살았을까?". 소수의 비범한 인간을 제외하고 경험 없이 깨우치기는 쉽지 않다. 나를 포함한 평범한 이들은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 알았더라도, 같은 실수를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같은 책에서 50대에 다른 것을 깨닫는 것은 인생을 더 견뎌내며 얻은 경험 때문이다.
그럼 책 속의 가르침이 무슨 소용인가?
경험해야 가슴에 닿는 목소리들이 있다면?
젊을 땐 답을 찾을 수 없는 걸까?
여행을 떠나자!
책이 무수한 간접 경험이라면,
여행은 선택적인 직접 경험이다.
여행은 평범한 인간들이,
인생을 잘 살아갈 방법을 배우기 위한 연습용 장치다.
결국 내게로..
결국 여행의 막다른 길은
나에게로 떠나는 길로 통해 있었다.
그 길에서, 마음을 바라보고, 무의식적 나의 생각, 마음속 단어를 정리하니,
내 삶이 지금 바로 여기 있는 이유가 보였다.
보이지 않는 손으로,
때로는 운명이라는 가면을 쓰고,
모든 선택의 순간에 중요한 척도로 개입하여,
나의 우주를 여기로 인도한 힘.
선택의 기준인 마음속의 단어들.
나의 가치관이 보였다.
사람들이 가치관이라 부르는 건, 한 문장이 아니었다.
사랑, 돈, 행복, 여러 단어에 대한 주관적 생각이었다.
가치관이 보이자, 앞으로 살 인생도 보였다.
타임머신 영화처럼 선택의 척도인 가치관이 바뀌면, 미래의 길도 바뀐다.
미래는 선택하지 않은 길, 가치관에 의해 선택될 길이다.
미래를 바꾸고 싶은가?
바꿀 수 있다!
주제를 가지고 떠나자!
왜 여행을 떠나야 하느냐고, 무엇을 찾아서? 라고 묻는다면,
당신 마음을 보고, 마음속 생각을 정리하고,
삶의 방향을 찾아 떠나라 하겠다.
삶이 여기까지 온 이유를 바라보고 싶은가?
왜 난 계속 실패하는지?
왜 난 돈이 없는지?
사랑은 왜 자꾸 떠나가는지?
삶은 왜 항상 이런 정도 수준밖에 안 돼서 날 실망시키는지?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떠나자!
직장에 지쳐서 떠난다면, 직장이란? 성공이란?
지루해서 떠난다면, 즐거움이란? 행복이란?
돈걱정에 지쳤다면, 돈이란?
호기심에떠난다면, 시작이란? 두려움이란?
인간관계에 지쳤다면, 관계란?
사랑에 지쳤다면, 사랑이란?
교육여행이라면, 배움이란?
휴양여행이라면, 죽음이란?
나를 잃었다면, 나는 누구인지?
인생에 한 번쯤 던지는 질문이지만
명확한 답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
생각을 정리해 돌아오면,
과거와 미래가 더 확실히 보인다.
가장 완벽한 명상의 순간. 여행!
세상 구경하러 낯선 곳으로 떠나 제 마음속으로 돌아오는 길. 여행은 가장 완벽한 명상의 순간이다.
여행은 집중된 에너지로 자신을 바라보고,
인생의 계획자로 나만의 우주를 창조하는 최적의 공간이다.
자신에게로 여행을 떠나자!
가까운 전철역 마지막 정거장에 내려
낯선 공원을 산책하고 카페에 앉아 있어도 좋고,
박물관, 유적지, 자연으로 떠나도 좋다.
그날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
자신을 하나씩 꺼내어 바라보자!
행복, 슬픔, 기쁨, 실직, 합격, 실연...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를 가지고 인생의 퍼즐을 맞춰 보자.
한 가지 정의를 가슴으로 대답할 수 있을 때,
바로 여행에서 돌아올 때다.
질문을 가지고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은 누구보다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답을 얻지 못할 수도, 변할 수도 있다. 그러면 또 다른 여행을 떠나자! 얻어야 할 답이 많으니, 여러 번 여행을 떠날 변명거리도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