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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준파파 Jan 21. 2020

[착한 건축주는 호구다] 프롤로그

건축초짜, 법학박사가 이야기하는 건축주들의 이야기

안녕하세요.


전원주택 집짓기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표현은 거대하지만, 사실 건축 부문별로 적절한 전문가와 직접 계약하여 집짓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법학 박사입니다. 그야말로 문과의 대표적인 학문을 하면서 살아온 사람이라는 의미입니다. 건축과는 전혀 상관 없는 사람이며, 심지어 이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집에 그 흔한 드라이버나 망치 하나 없었습니다. 저 같은 사람도 벌써 세번의 집을 지어봤으며, 지금은 크고 작은 공사들을 위임 받아 일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는 수 많은 전문가가 있으며, 우리는 그 전문가를 선별하는 눈과 원만하게 일이 진행되도록 협의할 수 있는 입만 있으면 되기 때문입니다. 평생 법학으로만 먹고 살았던 문과생이 그럴싸한 집을 세 번 지은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지금까지 육아는 아내가 다했다" 를 출간한 이후 많은 사람과 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새삼 우리 가족이 살아온 삶이 평범하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벌써 펜션을 시작한지 5년이 지나니, 과거에 어떠한 일들이 있었고,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가에 대해 하나씩 까먹어가고 있었습니다. 대화를 하다 보니, 아. 그런 일도 있었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우리의 과거를 기록하는 것이 누군가 새롭게 유사한 일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동기 부여가 되고, 나아가 길잡이가 될 수 있겠다는 판단에 이르렀습니다. 우리는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고, 아이를 키우던 정말 세상 평범한 가족이었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주말 낮에 침대에 누워 빈둥거리다가, "우리 주말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가 시작이 되어 이 어마어마한 일을 벌이게 되었습니다.


한번도 도시를벗어나 살아본 적이 없던 우리 가족에게 모르는 동네에, 그것도 시골에 땅을 사고, 집을 짓고 장사를 시작하는 것은 실로 거대한 대장정이었습니다. 우리는시골 살아본 적도, 집을 지어본 적도, 장사를 해본 적도 없는 정말 그냥 평범한 직장인 가족이었습니다. 다시 돌아간다면 절대 시작 못했을겁니다. 힘든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좌충우돌 너무도 재밌는 이야기가 많이 있었습니다. 특히 집을 짓는 경험은 너무나 설레이고, 가슴 벅찬 일이며, 제 인생에 큰 자신감을 심어준 일이기도 합니다.


시골에 땅 알아보기, 집 짓기, 영업 준비하기, 아가들 어린이집 찾기, 전원주택에서 아이 키우기, 시골서 출퇴근하기, 새로운 동네에서 친구 만들기, 자연재해를 온 몸으로 느끼며 사는 이야기 등등 재밌고, 유익한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그 중에 첫번째는 전원주택 건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수 많은 전원주택 관련 책들은 건축업자나 설계사 중심으로 기록된 것들입니다. 건축물의 주인은 건축주인데, 건축 이야기에 건축주는 빠져있습니다. 그래서 가장 큰 특징이 "예산"이 명확하게 나와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건축주는 "예산"이 가장 중요합니다. 전원주택에서 가장 궁금한건 "예산"입니다. 어디에도 이 예산을 명확하게 설명한 글이 없습니다. 우리는 궁금합니다.


"그래서 저런 동네에, 저런집 짓고 살면 얼마나 들어가나요?"


시골의 땅 값부터 건축비까지 모든 비용을 완전히 공개하고자 합니다. 제가 집을 지은 방식이 절대 정답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제가 경험한 것들을 참고하여 집을 짓는다고 하여, 어떠한 하자가 발생하는 것도 아닙니다. 저는 건축업자가 아닙니다. 건축주입니다. 모든 표현이나 글은 건축업자를 고려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오로지 건축주만을 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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