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아이디어가 있다. 투자받기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가 하면 소소한 행복을 가져다주는 아이디어들도 있다. 개개인이 추구하는 삶과 가치에 따라 아이디어가 좋거나 나쁘다고 할 수 없다. 프리랜서로써의 삶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벤처회사의 대표를 꿈꾸는 사람들이 있다. 이번 글은 벤처 캐피털사들이 투자할 때 아이디어에 대한 몇몇 평가 항목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1인/소상공인 아이디어는 추후 작성 예정)
1. Popular -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고 있는가?
매우 당연한 이야기지만,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는 문제일수록 제품이나 서비스가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아이디어를 계속 구체화하고 테스트하다 보면 본인이 생각하던 대중적인 시장에서 꽤 벗어날 수 있다 (빈번히 일어난다). 만약 경험하는 사람들이 국내에 많지 않다고 하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지, 어떤 시장이 적합한지 조사를 진행해보자. 사람들이 많이 경험하고 있지 않으면 제품/서비스를 자주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도 테스트해보고, 없으면 제품/서비스의 가격선을 올리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추천하지는 않는다). 결국에는 User x Price X Frequency를 가지고 아이디어(회사)의 가치를 계산해야 한다.
2. Growth -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성장하고 있는가?
문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면 그것도 평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이디어가 상품화되었을 때 Product Market Fit이 맞아 폭발적인 성장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후 PMF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리할 예정). 신규 플랫폼이 출시되거나, 산업의 혁신이나 트렌드가 변하기 시작할 때 문제들이 빠르게 성장한다. 따라서 산업이 변화하기 시작할 때 문제들을 포착해야 한다. 하지만 반드시 모든 기술이나 산업이 급성장하지는 않는다. 2000년대 초반 그린 에너지 붐이 일어나기 시작하여 태양/바람/바다 에너지 관련 사업에 많은 투자를 진행했지만 기술과 유통망의 문제로 인하여 생각보다 흐지부지하게 끝났다. 2010년 초반부터 AR/VR에 많은 투자를 진행했지만 생각보다 열기가 빨리 식고 말았다. 바이오텍, 인공지능 등의 핫한 키워들이 떠올랐지만, 아직까지 국내 벤처 캐피털사들이 가장 많이 투자한 기술은 전자상거래(16%), 제조(14%), 빅데이터 분석 (8%), 인공지능 (7%), 리얼타임 커뮤니케이션(5%) 순이다. 그러니 반드시 기술 트렌드로 인해서 문제가 빨리 성장하고 있다고 할 수만은 없다. 따라서 기술 트렌드만 볼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인문학적) 문제들을 보는 것이 바람직할 수 도 있다.
3. Urgent - 문제가 급한가? 혹은 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인가?
문제가 급하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Pain이 크기 때문에 긍정적인 사업이 될 수도 있다. 가령 신생아가 배앓이를 심하게 앓고 있어 밤새도록 배 아파서 잠을 못 잔다면 부모의 Pain이 극도로 심할 것이다. 그리고 며칠 동안 배앓이가 지속된 후에 TV에서 배앓이 없는 분유의 광고를 보았더라면 구매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이다 (그전에 인터넷에서 배앓이 분유를 검색해봤겠지만). 보이스 피싱, 신용카드 분실/도난 등,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높은 수준의 Pain을 해결할수록 긍정적인 아이디어 일 것이다.
4. Expensive - 비싼 문제들을 해결할수 있는가?
말 그대로 비싼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으면 돈이 돼서 좋은 아이디어다. 물론 대상자가 없으면 안 되겠지만, 많은 기업이나 사람들이 경험하고 있는 비싼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으면 당연히 좋다. 대기업 대상 특정 서비스를 저렴하게 혁신하여 중소기업/일반인에게도 제공할 수 있으면 그거 또한 긍정적인 신호이다. 예를 들어 은행/증권 시장에 판매하는 Bloomberg Terminal이라는 장비/서비스가 있는데 연간 구독비가 $24,000 (약 3천만 원) 정도 한다. Money.net은 동일한 정보의 품질은 제공하지 못하더라도 웬만한 정보와 기능들을 제공해주는 대신 월 $175 (약 20만 원)에 판매한다. 특정 대상자만 혜택을 누리는 비싼 정보의 불평등함 해결하기 위해 서비스화 할 수 있으면 이 또한 좋은 스타트업 아이디어다.
5. Frequent - 자주 일어나는가?
문제의 횟수가 자주 발생하면 본인의 상품/서비스를 찾을 확률이 많아지고, 초기 경쟁에서 이기고 있다면 시장 점유율을 우선적으로 확보하여 시장을 독차지할 수 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문제의 횟수가 자주 발생하면 유료 상품을 제안할 기회가 많아지고 나중에 다양한 라인업과 업데이트를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문제의 횟수가 자주 발생하게 되면 그만큼 인기 있는 문제이니, 빠른 실행으로 최대한 시장에 빨리 진출하는 것을 제안한다.
이밖에도 아이이디어를 평가할 수 있는 항목이 많지만, 위 5개 항목에 해당사항이 있다면 투자사들이 매력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문제일 것이다. 아이디어는 하루아침에 생기지는 않지만, 문제는 생각하고 관찰할수록 보인다. 모든 사람들의 관심사와 스킬이 다르듯이, 서로 발견할 수 있는 문제들이 다르다. 스마트폰 메모장에 문제들을 정리하다 보면 어느새 해결하고 싶은 멋진 문제를 발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