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봄

아주 특별한 사진 한 장 #47

by 글짓는 사진장이


꽃놀이 가신다며 모처럼 알록달록 차려입고

콧노래까지 흥얼대며 엄마는 아침 일찍 떠나셨다.


밥이며 국이며 다 챙겨놨으니 상만 차리면 된다고

짐보따리 털듯 훌훌 털고 발걸음도 가볍게 떠나셨다.


그렇게 함께 떠난 동무들과 일상의 온갖 시름일랑 잊고

봄꽃 그늘 아래 웃음꽃 활짝 피우다 오실 줄만 알았다.


그런데 막상 돌아온 엄마를 보니 가방 가득 짐만 한보따리.

도시락이며 군것질거리 다 비워내고도 부피가 더 커졌다.


뭘 그리 챙겨 넣으셨나 가방을 열어보니 봄내음이 가득하다.

그 안에선 쑥이며 냉이며 봄나물들이 끝도 없이 쏟아진다.


모처럼 꽃구경이나 하고 오시라 등 떠밀어 보내드렸더니만

보라는 꽃은 안 보고 봄나물에만 온통 정신이 팔렸었나 보다.


생명력 가득한 봄나물 잘 버무려 자식놈들 입에 넣어줄 욕심에

보라는 꽃은 안 보고 내내 봄나물만 보다 오셨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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