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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 사진장이 Aug 21. 2023

쯔양 덕에 가본 삼겹살 찐맛집 <금성식당>



"남편, 나 고기 좀 사줘욧!"

좀처럼 이런 부탁을 잘 안 하는 아내인지라 난 선선히 "그럽시다" 하고 답했다. 아내가 말한 그 '고기'라는 게 우리집에서 왕복 200km 이상 거리에 있는 광주광역시에 있는 고기집을 의미한다는 건 미처 알지 못한 채.


알고 보니 유튜버 쯔양 팬인 아내는 그녀가 2kg나 되는 삼겹살에 김치전골 2인분을 밤참으로 해치우는 영상을 보고는 고기가 급 땡긴 모양이었다. 그래서 지나가는 말로 고기 좀 사달라 그랬던 건데, 내가 두말 없이 덥석 그걸 물었던 거다.



우리 부부의 광주행은 그렇게 시작됐다.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동광주IC인가를 지나 네비게이션 안내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생판 처음 가보는 낯선 도로를 한참 가다 보니 목적지인 <금성식당>이 짜잔 하고 눈앞에 나타났다.


일단 외견은 도심 변두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네 고기집 느낌이었다. 하지만 실내로 들어서자 빛바랜 메뉴판과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집기류들이 '노포' 느낌을 물씬 풍겼고, 벽 여기저기에 즐비하게 걸린 유명인들의 방문 기념사진들은 '아하, 맛집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들었다. 마침 사장님이 주문을 받으러 왔길래 몇 년이나 장사를 하셨냐 물었더니 "31년 됐다"고 말씀하셨다. 



유튜버 쯔양이 이곳을 다녀간 지 얼마 안 됐고, 방송 중 다른 유명인들처럼 사장님과 함께 기념사진 찍는 장면이 있었으니 오래지 않아 그녀 사진 역시 벽 한 쪽을 장식하게 될 터였다. 메뉴판 한 쪽에 최근 새로 만든 게 분명한 '쯔양 메뉴'라는 신메뉴가 등재된 것만 봐도 이건 거의 확실했다.


쯔양의 먹방 때문에 그 먼곳까지 간 만큼 우리는 '쯔양 메뉴'인 삼겹살과 김치찌개를 주문했다. 아마 그녀 유튜브를 보고 이곳 금성식당을 찾은 많은 여행객들 역시 그 메뉴를 찾았을 테고, 그런 주문 패턴을 감안해 식당 사장님 역시 '쯔양 메뉴'라는 신메뉴를 선보였을 거였다.



맛 있을 거라 예상은 했지만, 이 집 삼겹살은 아주 매우 많이 맛있었다. 두께가 두툼해 바짝 구우면 겉바속촉의 환상적인 식감이 느껴졌고, 덩어리째 주는 일반 삼겹살집들과는 달리 한 젓가락 분량씩 잘려나와 먹기도 편했다. 또 무슨 마법을 부린 건지는 몰라도 삼겹살 특유의 냄새도 거의 없어서 옷에 냄새 밸 걱정도 없었다.


쯔양처럼 사이드 메뉴로 김치전골을 시키고 싶었지만 기본 2인분 이상만 주문 가능하다고 해서 할 수 없이 김치찌개를 주문했는데, 이 역시 '존맛'이었다. 잘 묵은 김치에서 우러나는 깊은 국물맛이 특히 일품이었고, 고기와 두부 등 부재료들도 듬뿍 들어있어 먹는 즐거움을 더해줬다.


이곳 금성식당 음식을 논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게 또 하나 있었다. 쯔양이 아주 맛나게 먹어 방송을 지켜보는 이들로 하여금 잔뜩 군침을 흘리게 만든 부추무침이 그것이었다. 입 안에 착착 감기는 맛이 일품이어서 리필 좀 해달라는 소리가 목구멍 끝까지 올라왔었으나, 요즘 야채값이 금값이라 식당 사장님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단 얘기를 들었던 터라 간신히 참았다. 차라리 추가 시 얼마 하는 메뉴 항목이 있었으면 편하게 주문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광주 금성식당은 하루 24시간 영업한다. 뿐만 아니라 연중무휴라고 한다. 1년 365일 아침, 점심, 저녁, 밤참 가릴 것 없이 먹고 싶은 생각이 들 땐 아무 때나 방문해도 된단 얘기 되시겠다. 그리 크지 않은 식당인데, 이런 시스템이 가능하다는 게 정말 신기하다. 집 가까운 곳이었으면 고맙단 생각까지 들었을 것같다. 


이상 내돈내산 내돈내먹 광주 금성식당 이용후기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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