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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 사진장이 Dec 07. 2023

'바당 쿰은' 국물맛이 끝내주는 제주 <한림칼국수>



1년에 한번 갈까말까 한 동네에도 단골집이라는 게 생길 수 있을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제주 여행길에 두번이나 방문한 '한림칼국수'를 보며 문득 든 생각이다. 지난해에 두번, 올해 두번 총 네번 방문한 게 고작이지만, 3~4일 남짓한 짧은 여행 기간동안 각각 두번씩이나 방문했으면 단골이라 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 거다.


지난해 처음 인연을 튼 한림칼국수 제주본점과의 만남은 전적으로 우연이었다. 한림읍 바닷가쪽에 숙소를 잡고 첫날밤을 보낸 뒤 아침밥 먹을 만한 곳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게 그 시작이었다. 여행 기분에 취해 전날 가족들과 함께 술 한 잔을 거나하게 마신 터라 해장할만한 시원한 국물이 필요했는데, 아침인 만큼 멀리까진 가고 싶지 않다는 등의 이런저런 조건들을 맞추다 보니 맞춤하게 찾아진 게 바로 한림칼국수였다.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이 집 시그니처 메뉴인 보말칼국수를 보는 순간 나는 딱 '이거닷!' 싶었다. 보말과 매생이를 넣고 끓여낸 바닷빛 국물을 보는 순간 숙취와 쓰린 속을 달래줄 시원한 국물맛이 저절로 머리 속에 떠올랐기 때문이다. 제주도 말로 '바당(바다) 쿰은(품은)' 국물 맛이 혀끝에 그려졌다고나 할까.


관련 리뷰로 올라온 글 하나와 사진을 찾아 가족들에게 보여주며 "아침밥으로 칼국수 어때?"라고 의견을 묻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다들 "좋아요!"를 외쳤다. 이심전심, 전날 저녁 함께 술을 거나하게 마신 터라 속풀이용 국물이 필요하다는 데 쉽게 뜻이 뭉친 거였다.



그렇게 찾아간 한림칼국수 시그니처 메뉴 보말칼국수 맛은 한 마디로 기대했던 것의 200% 이상을 만족시키는 '대존맛'이었다. 제주도 사람들이 국물이나 죽에 넣어 즐겨 먹는 찰보말과 매생이를 넣어 끓여낸 국물 맛이 정말 바다를 사발로 들이킨 것처럼 시원했다. 여기 들어가는 찰보말은 특히 제주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산물로 해녀들이 직접 따온 거라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가 자연산 느낌의 씹히는 맛이 남달랐다.


저온 숙성 반죽을 해 직접 뽑았다는 면 또한 칼국수 맛을 한층 돋워줬다. 보말과 매생이로 깊은 바다 맛을 우려낸 국물과 함께 먹으면 그 쫄깃한 식감이 한층 입안을 가득 채우면서 먹는 즐거움을 배가시켜줬다. 얼큰한 맛을 좋아하는 우리 가족들의 경우 국물 있는 음식은 매운 짬뽕 스타일을 좋아하는 편인데, 맑은 국물로도 이런 시원한 맛이 가능하구나 하고 새롭게 개안을 하는 느낌이었다.



칼국수와 함께 곁들여 시킨 매생이바당전도 그 맛이 일품이었다. 여러 사람이 함께 갔을 때 곁들임 음식으로 가볍게 먹기 딱 좋은 크기와 양인데, 그 바삭하면서도 쫄깃쫄깃한 식감은 칼국수와는  다른 먹는 재미를 만끽하게 만들어준다.


참고로 칼국수와 마찬가지로 이 매생이바당전에도 '해녀고기'라는 별명을 갖고있는 찰보말과 매생이가 듬뿍 들어가는데, 찰보말은 전복 뺨칠 정도로 미네랄이 풍부한 제주 특산물이요, 매생이는 5대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다는 영양식이라 간기능 보호와 숙취 해소, 자양강장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하니 기회 있을 때 열심히 먹어둘 것을 권한다.




한림칼국수 제주본점은 매일 아침 7시부터 오후 3시까지 영업을 하며, 일요일은 정기 휴무다. 여행객들이 많이 찾다보니 8~9시대와 점심시간에 손님이 많이 몰리는 편이라 웨이팅까지 생기곤 할 정도다. 그런만큼 줄서기 싫은 분들은 이 시간대를 피해 이용하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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