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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 사진장이 Oct 24. 2024

짜장면 싫어하는 아내 입맛 잡은 물짜장, 남원 경방루

백종원 3대천왕에서 탕수육 맛집으로 소개되기도





남원 경방루는 평소 짜장면 따윈 별로 맛있는 줄 모르겠다며 짬뽕파를 자처해 온 아내가 나의 '소중한' 짜장면을 무려 서너 젓가락이나 뺏어먹게 만드는 진기록을 이끌어낸 맛집이다. 같은 남원 지역에 있는 아내의 최애 함흥냉면 맛집 봉가면옥 비빔냉면을 제외하면 그렇게까지 아내가 내 밥그릇을 넘본 건 처음 있는 일이었을 정도.


이 집 시그니처메뉴 중 하나로 손꼽히는 물짜장이 그 같은 진기록을 이끌어낸 주인공이었다. 한 젓가락 떠먹는 순간 '어랏, 이 진득하게 혀끝을 감아들어오는 달큰하면서도 매콤한 느낌은 뭐짓?' 하는 흥미로운 맛이었는데, 두 젓가락, 세 젓가락 떠먹을 때마다 점점 더 그 풍미가 진해지면서 다른 곳에선 쉽게 경험하기 힘든 '존맛'을 선사해줬다.


아내 역시 비슷한 느낌 아니었나 싶다. 나와는 정반대로 중국요리, 그 중에서도 짜장면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터라 어쩌다 중국집엘 가게 되더라도 짜장면은 아예 거들떠도 안 보는 스타일인데, 남원 경방루 물짜장을 대하는 태도는 백팔십도 달랐다. 짬뽕을 연상케 하는 색다른 비주얼 때문이었는지 어쨌는지 일단 한 번 맛을 보고 싶다고 했고, 입맛에 잘 맞았던지 이후 몇 차례나 더 젓가락을 들이민 걸 보면 말이다.





물짜장도 맛있었지만 아내가 선택한 삼선짬뽕도 아주 매우 많이 맛있었다. 물짜장이 남원 경방루의 넘버 원 시그니처메뉴라면 삼선짬뽕은 그 다음 혹은 다다음쯤 되는 요리라 치켜세우는 이들이 많은데, 그같은 치켜세움이 조금도 무색하지 않을 만큼 깊고 시원한 국물맛에 기분좋은 매콤함까지 더해져 나처럼 매운 음식류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 번 먹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맛이었다.


지난 2016년경 백종원 3대천왕 프로그램에서 백종원이 너무너무 맛있게 먹어주시는 바람에 물짜장과 함께 남원 경방루를 대표하는 시그니처메뉴 가운데 하나로 사람들 머리에 각인된 탕수육도 꼭 한 번 먹어보면 좋은 음식. 당시 백종원은 "탕수육이 아주 잘 튀겨져 맛있다"며 열심히 열심히 이 집 탕수육을 먹어주시는 한편, "후추소금을 찍어먹으면 특히 더 맛있다"는 황금 꿀팁을 공개해 큰 반향을 일으켰었다.


버뜨(but), 안타깝게도 아내와 나 둘 다 확고부동한 '찍먹파'라서 탕수육과 소스가 따로 나오는 걸 선호하다 보니 '부먹(부어먹는)' 스타일의 경방루 탕수육은 패스할 수밖에 없었다. 살짝 맛이라도 볼까 싶은 마음도 없잖아 있었지만, 그러기엔 우리 부부 뱃골 규모가 너무 작아 자칫 음식물쓰레기만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겠다 싶어서.









'존맛'을 자랑하는 음식맛 외에도 남원 경방루는 몇 가지 눈여겨 볼만한 구석이 있는 눈길을 끄는 맛집이다. 그 첫 번째 눈여겨 볼만한 부분은 1909년에 창업해 4대에 걸쳐 벌써 100년 넘게 꾸준히 영업을 해오고 있는 노포라는 사실이고, 다른 하나는 도대체 어느 시대 유물인가 싶을 정도로 고풍스러워 보이는 중국식 목제 의자 등 노포 '갬성'이 물씬 풍기는 분위기 맛집이기도 하다는 것. 노포 맛집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 번쯤 찾아가 맛과 분위기를 즐겨볼 만한 곳이라는 얘기 되시겠다.


남원 경방루는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영업을 하며,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는 브레이크타임이다. 매월 1, 3주 월요일은 정기휴일이고, 전용주차장은 따로 없으나 바로 옆에 남원 최고의 여행명소 광한루가 자리잡고 있는 덕분에 공용주차장이 사방에 널려있어서 주차 사정은 매우 좋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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