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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임복 May 12. 2018

남들은 다 알고 나만 모르는 '출간 기획서' 작성법

지금까지 잘 따라왔다면, 

열심히 매일매일 글을 쓰고 있다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 책. 출간될 수 있을까?'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상태라면 불안하지 않을 텐데, 막연하게 언제 계약될지 모르면서 책 쓰는 나날은 불안하기만 하다. 

  남들이 일을 끝내고 라이프를 즐기러 가는 시간. 한밤중 단잠에 빠져있을 시간들 여러분들은 녹초가 된 하루를 보내고도 키보드 앞에 앉아 흰 백지에 하나하나 글씨를 새겨 넣어 왔다. 몇 번이고 잘하고 있는 건지. 이렇게 쓰는 게 맞는 건지 뒤돌아보고 싶은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안다. 그 답답한 순간을. 나 역시 무수히 많은 새벽을 노트북 앞에 앉아 불안해했다. 차라리 이 시간에 놀기라도 했으면. 후회 없을 텐데. 결국 출간되지 않으면 너무 억울하지 않을까... 

  하지만 이에 대한 해결책은 하나밖에 없다. 자신을 믿고 끝까지 쓰는 것. 깊이 생각하고, 잘 쓰고, 투고하는 것. 이것 외에 다른 방법을 나는 알지 못한다. 

 


|어떻게 출판사에 투고해야 할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소개'다. 가지고 있는 인맥을 최대한 활용해보자. 당신이 책을 출간한다고 했을 때 출판사를 소개받을 수 있는 사람들을 떠올려보자. 누가 있는가? 가지고 있는 게 SNS 인맥밖에 없다면 그것도 좋다. 리스트를 만들어보자. 그리고 정중히 소개를 부탁하면 된다. 가장 쉽고, 확실하면서도, 가장 조심해야 할 방법이다. 

 내 첫 책이 세상에 나왔을 때 정말 기뻤다. 퀵으로 도착한 책 꾸러미를 풀고, 한 권을 펼쳐 코를 박고 들이마셨다. 책 냄새는 원래 좋아하지만 내 책의 냄새는 정말.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그 기쁨 그대로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을 했다. 이에 대한 반응은 '오. 네가 책을 썼어~' 이에 대한 해석은 두 가지다. 하나는 축하의 표현. 다른 하나는 상상에 맡긴다. 후자의 말을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그럼 나도 써야겠다'란 생각이 더해지게 된다. 문제는 이런 사람들이 출판사 소개를 부탁할 때다. 생각해보라. 나에게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소개를 부탁해왔겠는가. 더 큰 문제는 출판사에 그 사람을 소개해줄 만한 어떤 정보도 가지고 있지 않을 때다. 어떤 책을 쓰겠다는 건지 제목도 없다. 주제도 없다. 내용도 정해지지 않았다. 목차를 달라하면 그걸 출판사에게 전해줬다가 다른 작가를 섭외하면 어떻게 하냐는 핀잔이 들어온다. 일단 자리만 주선해서 만나게 해주면 나머지는 알아서 한다고들 한다. 에라이... '소개'는 확실한 방법이지만 먼저 여러분이 소개받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아무래 짜내 봐도 출판사에 연이 닿을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렵지만 전통적인 방법 두 번째 방법으로 가야 한다. 바로  <들이대기>. 전공분야 아니었던가? 언제 세상이 여러분들을 위해서 문을 활짝 열어줬던가.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은 세상의 닫혀있는 문을 하나하나 자신의 힘으로 열어온 사람들이다. 이번 역시 마찬가지다. 다른 이들이 문을 열어줄 때까지 기다리지 말라. 성경에는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맞다. '두드려야' 열린다. 우리는 출판사의 문을 '투고'로 두드려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건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을 펼쳐 출판사 이메일 주소를 확인하는 일이다. 어떤 출판사는 '여러분의 소중한 원고를 기다립니다.'라는 문구 밑에 이메일 주소를 써 놓는다. 이메일 주소가 없는 출판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검색하면 된다. 큰 출판사들의 경우 별도의 홈페이지를 가지고 있고, 별도의 투고 게시판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투고를 하면 된다. 하지만 작은 출판사들은 네이버 블로그로 운영되는 곳들도 있으니 유의하자. 페이스북에서 출판사를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찾을 수 있는 출판사들은 다 찾아서 이메일 주소를 수집해두자. 

단!(이 부분은 너무 중요해서 할 수 있다면 백번이고 다시 말하고 싶다.) 단! 제발. 제발. 여러분이 쓰는 책과 관련 있는 출판사의 리스트를 수집하라. 에세이 책을 출판하고 싶은데, 경영/경제 서적 전문 출판사에 원고를 투고하면 보내는 사람이나 읽는 사람이나 둘 다 시간낭비에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게 여겨진다.

 

|투고는 언제 해야 할까? 

 초고를 다 쓰고 난 후일까? 작가나 출판사마다 각각의 기준이 다르겠지만 내가 추천하는 건 두 가지 때다. 하나는 원고의 1/3이 완성되었을 때, 다른 하나는 막연한 불안감에 지쳤을 때다. 이때는 망설이지 말고 투고하자. 


|투고는 무엇을 말하는가?

 전체 원고를 읽어봐 달라 전하는 게 아니라. 이런 이런 식의 책을 쓰고 있다고, 출판이 가능한지에 대해 문의/의뢰하는 걸 뜻한다. 이때 사용되는 체계적인 양식이 바로 '출간 기획서'다. 그래서 우리는 출판사에게 보내는 편지 '출간 기획서'를 작성해야 한다. 


|출간 기획서에 들어가야 하는 기본적인 내용들은 무엇이 있는가?

각 출판사마다 요구하는 출간 기획서 양식은 다르다. 여기서는 범용적으로 쓸 수 있는 내용을 소개한다. 


1. 제목

 - 생각해놨던 책의 제목을 쓰라. 아직 정하지 않았다면 정해서 작성해야 한다. 이름 없는 책은 없다. 당신의 책을 잘 표현해줄 수 있는 제목을 적자. 어차피 이 제목이 출간될 때까지 고정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니 잘 표현해줄 수 있는 단어를 생각해서 적자. 


2. 저자 

 - 여러분이 누구인지에 대해 적는다. 드물긴 하지만 어떤 분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적지 않고 투고한다. 필력으로만 승부하겠다는 이야기인데, 건투를 빈다. 향후 출판될 때에는 필명, 가명을 적더라도. 출판사와 당신은 숨고 숨기는 관계가 아니다. 한 권의 책을 내기 위한 파트너이기 때문에 당신이 누구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더 나아가 당신이 주장하는 책을 쓸만한 충분한 경험이 있는 사람인지를 알고 싶어 한다. 그러니 보여줘야 한다.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게 있는지 등 당신을 알려줄 수 있는 내용이 있다면 충분히 적자. 


3. 어떤 분야의 책인가

 - 장르를 의미한다. 경제/경영, 자기계발, 에세이 등 명확하게 한 가지를 적자. 


4. 집필 동기는 무엇인가

 - 중요한 질문이다. 당신이 이 책을 쓰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미 우리는 지난 시간 '머리말'에서 작성한 바 있다. 이를 참고해서 진짜 여러분이 이 책을 쓰는 이유를 써라. 


5. 원고의 내용 요약 

  - 전체 원고가 아니다. 여러분의 책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 요약해서 쓰자. 


6. 이 원고의 장점, 차별점 

 - 자 나왔다. 장점과 차별점. 조금이라도 다른 책들과 차별점이 없다면 그 책은 출간되지 않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앞에서도 말했듯 같은 이야기라도 여러분들이 겪었던 경험이 다르게 그 경험이 차별화가 될 수도 있다. 다른 책에는 없는 직접적인 사례가 많다라거나,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는 장점이 생각날 수도 있다. 정리해서 적자. 


7. 목차 

 - 목차를 적어야 한다. 목차가 있어야지만 원고를 읽는 출판사는 원고의 전체 구성과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8. 샘플원고 

- 이왕이면 5페이지 이상의 샘플원고를 보내길 권한다. 출판사에서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하나는 당신의 필력을 알기 위함이고(잘 쓰는지 여부의 판단이 아닌 어떤 스타일로 글을 쓰는지를 본다고 생각하면 된다.) 두 번째는 이 출간 기획서가 대충 작성한 게 아니라 충분히 시간을 들여서 원고를 완성해나가고 있구나 라는 믿음을 가지기 위함이다. 


어떤가. 8가지나 되지만 이상하게 익숙하지 않은가?

앞의 8주의 연재 기간 동안 우리가 함께 나눈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러니 잠깐의 시간을 내서 출간 기획서를 반드시 작성해보자. 자신이 책을 쓰는 이유와 다짐을 다지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원고를 투고했다면 다음은 어떤 일을 해야 할까. 


 기다려야 한다. 다음 마지막 시간에는 '거절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와 '출간'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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