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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my moong Jul 05. 2020

해외에서는 뭐 해 먹고살지?

영국 살이? 캐나다 살이?




해외에서는 뭐 해 먹고살지?


그렇다면 이번에는 해외는 ‘어디로’ ‘어떻게’ 나가야 할까?

다시 멕시코로 돌아가서 예전 나의 계획대로 이끌고 가야 할까?

아니면 다른 국가로 가서 새로운 계획을 세워 이끌고 가야 할까?


사실 한국에 들어온 직후에는 멕시코에 대한 미련이 많이 남아 있었다. 멕시코로 다시 돌아가 못다 한 스페인어 공부를 계속하고 못 가본 과테말라도 다녀오고 이후 추억여행으로 남겨두었던 미국과 캐나다까지 가고 싶었던 그 마음이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귀국 후 한 달 이상이 지난 지금 그때의 나의 마음은 조금 달라져 있다. 중남미 대륙에서 이미 9~10개월을 보내다 돌아왔던 터라 그 먼 곳으로 다시 돌아가기보다는 오히려 지금은 그동안 떠나 있었던 유럽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더 커진 듯하다.


그래서 처음에는 못다 한 스페인어 공부를 위해 스페인으로 갈까도 생각했지만 차라리 다시 공부하고자 했던 영어에 더 집중하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으로 최종 선정된 나의 후보지는 영국 런던, 미국 LA, 캐나다 밴쿠버 세 곳이다.


그렇다면 그곳은 어떻게 갈 것인가.

돈을 벌러 갈 것인가, 다시 여행으로 갈 것인가.


사실 한 번 끊겨버린 여행이 이미 한 달이 넘어가기 시작하자 귀국 당시 지니고 있었던 ‘여행’에 대한 미련은 조금 없어진 상태. 또다시 해야 할 잦은 이동과 여러 사람과 부대끼며 자야 하는 도미토리 생활을 지금 당장은 하고 싶지 않다.

 

지금 당장은 여행보다는 해외 어디선가 가능한 오랫동안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말 그대로 나에게 주어진 첫 번째 물음을 해결하기 위한 과정에 쫌 더 집중하고 싶다.


사실 그냥 다시 여행으로 나가 그곳에서 살아보더라도 크게 문제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 한국에  이상, 이미 한국에서의 현실을 의식해버리기 시작한 이상, 이제는 그저 돈만 쓰는 여행이 나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지는 못한다.


결국에는   마음 편하자고 돈을 어느 정도는 버는 루트를 찾아본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이번 여정에서의 목표는 현재 가진 돈을 더 이상 갉아먹지는 않을 만큼의 최소한의 생활비를 벌며 나에게 주어진 두 가지 물음을 해결하고 돌아오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목표는 ‘영어실력 향상. 사회생활을 하며  죽어가고 있는  영어 실력을 다시 예전처럼 돌려놓고 싶다.


이를 위해 내가 알아본 여러 루트들이 있다.


해외 숙소 스텝

해외 장기 여행자라면 누구나  번쯤 경험하거나 경험하고 싶은 가장 평범한 루트. 숙소 조식 준비, 청소 등을 담당하는 대신 숙박 혹은 숙식을 무료로 제공받는 구조이다. 여기에는 한인민박과 현지 호스텔이 있고 유료 스텝과 무료 스텝으로 . 유료 스텝의 경우   높은 업무량이 주어지는 대신 약간의 용돈 정도의 급여를 받게 된다.

사실 해외에서 할 수 있는 다른 아르바이트도 많이 있지만 모든 것의 문제는 다 ‘비자’이고 워킹비자나 취업비자 발급이 어려운 나로서는 그나마 가능한 아르바이트는 숙소 스텝뿐이다.


Workaway 프로그램

해외 장기 여행자들이 숙박 해결과 문화교류에 많이 이용하는 ‘카우치서핑 비슷한 개념으로 카우치서핑과는 달리 Workaway 나와 같은 여행자가 Workaway 등록된 호스트에게 필요한 노동을 제공하는 대신 호스트는 여행자에게 숙박 혹은 숙식을 제공해주는 프로그램. 요구하는 노동의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육아와 집안일이 많은 편이고 보통  20시간 정도이다.


해외 현지 기업 취업

해외 현지 기업에서 일하는 경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당연 비자 문제. 해외 현지 기업의 경우 자국민을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나와 같이 특별한 기술이 없는 사무직이 현지 기업에 취직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이다. 비자 문제를 해결해주면서까지 데려올 만큼의 강점 포인트가 있어야만 한다.

하지만 나의 경우 토익과 영어회화점수는 이미 만료된 태이고 냉정하게 현재 갖추어진 이렇다  스펙은 없다.


해외 한인기업 취업

그렇다면 현시점에서 조금은   능력을 발휘할  는 곳은 해외 현지에 위치한 한인기업 혹은 국내 기업의 해외지사. 물론  경우 나의 예전 경력을 살려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에 대한 딜레마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일단   도전해보기로 한다.


이렇게 나는 여러 취업사이트와 교민 카페에 가입하여 일자리를 서칭하고 생전 처음 써보는 영문이력서에 몇 날 며칠을 투자하며 닥치는 대로 이것저것 넣어본다.


이렇게라도  어떻게든 나의   번의 여정을 일단 해외에서 먼저 시작해보고 싶었다.



런던이냐 밴쿠버냐


매일같이 카페를 출근하며 해외취업의 문을 두드렸지만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다양한 일자리를 하지만 결국에 문제는  ‘비자’였.

비자발급이 가능한 회사 중에는 내 입맛에 맞는 회사를 찾기란 힘들고

Workaway에 등록된 호스트들의 집은 대부분 외곽지역에 위치해 있고

심지어 한인민박 스텝마저도 내 입맛에 맞는 곳을 구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게 한 달가량을 고군분투하던 중 나에겐 영국과 캐나다, 두 곳에서의 기회가 생긴다.


사실 캐나다의 경우 임금 수준이 괜찮아서 넣어봤던 곳인데 나는 어쩌다 보니 서울에서 면접까지 보게 되고 런던의 경우 나의 공간과 여유시간이 주어지는 곳을 만나게 된다.


막상 내 손에 쥐게 된 두 가지 옵션 중 난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런던 옵션은 계속 생각해오던 못다 한 여행의 연장선이라 마음은 편하다. 그곳으로 간다면 다시 귀국 전으로 돌아가 마음의 여유를 되찾고 두 가지 물음에 대해 찬찬히 풀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


밴쿠버 옵션은 별 생각이 없었던 것이라 당혹스러운 건 사실이다. 사실 난 10년 전 토론토 어학연수 이후 늘 막연하게 캐나다 살이를 꿈꿔왔다. 그들의 삶의 방식과 문화가 나와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머리가 커지기 시작하면서 그 막연한 환상만으로 해외살이를 결정할 수는 없었다. 그곳에서 일어나는 현실적인 문제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잠시 접어두고 있었던 일이 갑자기 내 앞에 펼쳐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간사한 인간이기에 막상 또 이 막연한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자 다른 여러 가지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캐나다에 사는 것은 좋은데 과연 그게 계속 좋을까. 그곳에서 여태껏 해오던 일이 아닌 다른 업무를 과연 내가 만족하며 해낼 수 있을까. 그곳에서 일하게 된다면 영주권 획득이 나의 목표가 될 것이고 그렇다면 최소 2-3년은 죽어라 일만 하며 지내야 할 텐데 이게 과연 내가 원해온 삶일까.


그런데 이 와중에 캐나다 정부가 이민의 문을 21년까지 최대로 연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버렸고 그렇다면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는 최소 근무 조건 1년을 고려했을 때 영주권을 따고 싶다면 지금 당장 캐나다를 가지 않으면 또 언제 기회가 올지 모르는 상황인 것을.


생각 많은 나의 머릿속은 오만가지의 생각들로 뒤엉켜 아무리 생각하고  생각해도 결정 장애인 내가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게 난 또 어떤 결정도 하지 못한 채 몇 날 며칠을 흘러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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