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찌나 학교에 가기 싫었는지, 일부러 늦잠을 잤다. 넉넉하게 일찍 가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는 걸 알면서도, 도무지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학교 가기 싫은 상담교사가 학교 가기 싫은 학생을 상담하고 있다니’ — 문득 웃음이 났다.
오늘은 상담이 많은 날이다. 어젯밤도 늦게까지 상담일지를 보며, 앞으로의 상담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고민했다. 요즘은 상담이 많아야 오히려 살 것 같은 기분이다. 상담이 없는 날은, 어딘가에서 일이 불쑥불쑥 날아오는 것 같아오히려 더 스트레스가 심하다.
아침 내내 상담을 하다가 문득, ‘나도 좀 쉬어야겠다’ 싶어졌다. 그래서 처음으로, 그냥 조금 쉬어봤다. 그랬더니 웬걸 — 오늘 처음으로 폭식을 하지 않았다. 아, 역시 스트레스가 폭식의 원인이었고, 해결 방법은 의외로 단순했다. 쉼. 나에게 가장 필요한 건 ‘제대로 쉬는 시간’이었다.
안마의자에 앉아, 요즘 푹 빠진 소금빵 에그샌드위치를 먹고, 초콜릿 하나를 입에 넣었다. 집에 와서는 곤드레밥과 마카롱 하나. 총 두 끼. 요즘은 일에 치여 세 끼를 억지로 챙기고, 과자도 정신없이 먹고, 늘 더부룩했는데 — 오늘은 두 끼만 딱 먹었을 뿐인데 몸도, 마음도 한결 가벼웠다. 억지로라도, 나는 좀 쉬어야겠다. 내가 나를 지키기 위해.
사실 나는 욕심이 많은 스타일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쉰다’는 게 뭔지 잘 몰랐다. 미친 듯이 공부하고, 일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며 그걸 견디는 게 ‘잘 사는 거’라고 믿어왔다. 사람들과 수다 떠는 게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라는 것도 이해하지 못했다. 그 시간에 뭔가 생산적인 걸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요즘 들어 조금씩 알 것 같다. 쉰다는 건, 멈추는 게 아니라 나를 다시 만나는 시간이라는 걸.
누군가와 편하게 이야기하며 내 마음이 가벼워지는 경험. 바쁜 하루 속에서도 밥 한 끼를 천천히 음미하는 여유.
의무가 아니라, 살아있다는 느낌을 되찾는 작은 순간들.
이제야 조금씩, ‘쉬는 법’을 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