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걸 먹어도 월요일은 오겠지만,

by 틈새

목요일부터 신이 난다. 금요일이 오니까.

금요일 밤엔 난리가 난다. 주말이 오니까.

그리고 대망의 주말… 벌써 마음이 월요일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다. 젠장.


마구마구 평소 먹고 싶었던 것들을 샀다. 좋아하는 츄파춥스, 개코 젤리도 사고 싶었는데 Y가 말렸다. 뭐, 아무튼 그렇게 불금의 소소하지만엄청난 식사를 마치고, 내 사랑, 무알콜 레몬 맥주까지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그렇다. 난 술이 받지 않는 체질이다. 어쩌면 다행일지도, 술 살이 무서운 나니까. 그런데 한편으로는 생각이 많아진다. 이렇게 보상심리로 마구 먹어대다가는 살이 너무 찌겠다 싶기도 하다. 지난 주에는 풋살과 스쿼시를 거의 매일 갔는데도 체중이 늘었고, 나는 어이없게도 폭식을 하다 토했다. 더 어이없던 건— 토했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있던 나 자신이었다. ‘그래, 이러면 살은 안 찌겠지…’ 이건 위험한 생각이지만, 그만큼 멈추기도 힘든 생각이다.


불타는 금요일 밤, Y와 맛있는 걸 먹는 건 정말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그 순간이 지나면 또 그냥 그렇다. 달아올랐던 기분은 식고, 허무함이 눅눅하게 남는다. 이 감정은 뭘까? 기다렸던 주말인데, 정작 온 주말 속의 나는 무언가에 대한 갈증을 느낀다. 아마도 ‘진짜 위로’는 음식도, 술도 아닌, 나 스스로를 덜 미워하는 감정이 아닐까.


이번 주말은 거의 통째로 일과 관련된 연수를 듣는다. 아이러니하게도 그게 낫다. 그래야 내가 조금이라도 쓸모 있는 사람처럼 느껴지니까. 그렇다면 지금 내가 느끼는 이 우울은, ‘쓸모’를 찾지 못해서 오는 걸까? 나는 자꾸 뭔가를 예약한다. 풋살 학원도, 심리 상담도. 주말은 빽빽하고, 시간은 알차다. 그런데 정작 나는 여전히 헛헛하다. 이 마음을 뭘로 채워야 할지 모르겠다. 무언가에 기댈수록, 나는 오히려 내 중심이 흔들리는 것만 같다. 잠깐 멍하니 있을 때조차 ‘이 시간에 뭘 했어야 했는데’라는 죄책감이 스친다. 쓸모 없음을 견디는 법을, 나는 아직 잘 모른다.


하지만 언젠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나’를

조금은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믿고 싶다. 그제서야, 나는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월요일이 온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지만, 그래도 괜찮다 말할 수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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