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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희망 Mar 26. 2023

오랜만에 카메라와 함께한 외출

폰카메라로는 느낄 수 없는 마음의 힐링 과정 

2018년 초 미얀마에서 돌아와 

홍천에 있을 때 

받은 지원금으로 

DSLR 카메라를 큰마음먹고 샀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혼자 밖으로 나와 동네를 걸으며 

풍경을 찍었다. 


DSLR로 찍은 사진은 

훨씬 입체적이고 감성적으로 보였다. 

내가 봤을 때 멋진 사진이 나오면

내가 마치 예술가가 된 것처럼 기뻐 자신감이 생겼다.

집에 돌아와 찍은 사진을 블로그에 글과 함께 올렸다.

그 해가 내가 가장 산책을 많이 하고 

그 카메라를 많이 사용했던 때인 것 같다. 

그 카메라는 두 번째 미얀마 파견에서 나의 여행과 함께 하며 

멋진 사진들을 남겨 주었고 

내 책에도 고스란히 담기게 되었다. 

그 기억을 생각하며

오랜만에 DSLR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무게와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번거로워서 서울에 와서도 잘 가지고 다니지 않았다. 

이곳 생활을 기록해 언젠간 책으로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이곳에 이사 오며 했었다. 

휴대폰에 남긴 풍경 사진들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카메라만 들고 나와 사진을 찍는 날은 잘 주어지지 않았다.

대부분 나는 백팩에 핸드백까지 들고 

산책을 나왔다가 카페로 가는 일정을 반복하고는 했다. 

카메라를 쥘 손과 여유는 부족했는데 

이번에는 핸드백 하나에 

카메라만 들고 나왔다. 

렌즈 뚜껑을 열고 

나의 시선이 닿은 곳을 

카메라에 무심코 담았다. 

사진기로 촬영을 할 때는 

남의 걸음걸이와 시선을 무시한 채

내가 멈추고 싶을 때 멈춰서 

카메라 화면만 바라보며 

촬영 셔터를 누르는 순간들이 필요하다. 

집중해서 촬영한 사진도 있고 

주변을 의식해서 대충 찍은 사진도 있다. 

내가 담고 싶은 따뜻한 풍경을 만났을 때, 그리고  

내가 반가운 마음이 들게 하는 건물의 표면을 만났을 때마다 

나는 속으로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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