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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붕 삼세대
24화
장모님의 옛 추억에 마음을 기대고
따뜻한 사람이 되길 희망해 본다
by
김곤
Sep 17. 2022
점심때 장모님과 메밀 정식을 먹으러 식당을 찾았다.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스피커에서 드라마 '겨울연가'의 주제곡인 김범수의 '보고 싶다'가 흘러나왔다.
장모님이 좋아하시는 노래라고 하면서 이 음악을 듣고 있으면 옛날 생각이 난다고 하셨다. 장모님의 얼굴에 그리움이 가득하신 눈을 보면서 나는"어머니, 옛날 애인이 생각나세요?"라고 했다.
"아니야, 아니."라고 장모님이 말씀하시며 손사래를 쳤다.
"그럼, 남자 친구요?"라고 내가 물었다.
"..........." 장모님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거리셨다.
아마도 애인보다는 남자 친구라고 하는 것이 조금은 덜 부끄러워하셨던 것 같았다.
잠시 후, 그 이유가 궁금했다.
"어머니, 그럼 왜 생각이 나세요?"라고 질문을 했다.
"음......... 대화를 하면 통하는 데가 많았거든."라며 얼굴을 붉히셨다.
나는 궁금하기도 하고 장난기도 발동했다.
"어머니! 그 연세에도 그런 추억을 생각하네요?"라고 내가 다시 물었다.
"그럼, 이 사람아, 나이 먹었다고 감정도 늙는 줄 알아?"
장모님은 지난 50년 넘게 무뚝뚝한 장인어른과의 결혼생활에 아쉬움이 있는 듯 다음과 같이 에둘러 표현하면서 옛 소녀 같은 표정을 지었다.
나는 지금이라도 만나보시지 그러냐고 다시 물었다.
"에이, 어디에 사는지, 연락처도 없는데 못 만나지."
장모님이 말씀했다.
그러면서 나도 옛날 생각이 나기도 했고 장모님의
용기 있는 옛 추억 이야기에
맞장구를 쳐야겠다는 의무감도 생겼다.
"어머니 저도 일본에서 대학 다닐 때 여자 친구가 있었는데, 요즘 가끔 생각이 나요. 제가 매몰차게 했거든요. 착하고 순종적인 친구였는데요."하고 말했다.
"자네가 복을 찼구먼."라고 대답하셨다.
그리고 "내 딸도 착하고 정직하고 나무랄 데가 없어, 안 그런가?"라고 덧붙였다.
우리는 많은 사람을 만난다. 그 인연이 길면 긴 대로 좋고 짧으면 짧은 대로 괜찮기도
하지만
,
긴 세월이 지나도 생각나는 존재가 되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장모님의 옛 추억에 몸을 기대며 나도 지금 이 시간 누군가에게 따뜻한 사람이 되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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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붕 삼세대
20
나에게는 소소한 것이 누구에게는 소중하다
21
착한 협력자
22
장모님의 의지가지
23
돈가스를 먹으러 가는 길에
24
장모님의 옛 추억에 마음을 기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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