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평가 방법과 평가 기준은 실로 매우 다양하다. 각 회사마다 고유의 평가 방법과 기준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들이 모여 그 회사의 면접 문화를 형성한다. 회사마다 면접 형태가 다르다 보니 가끔 매우 독특한 면접을 경험했다는 후기들도 볼 수 있다. 그중 하나가 지원자의 생김새를 보고 지원자를 판단한다는 이른바 ‘관상 면접’을 경험했다는 후기다.
정말 관상으로 지원자를 평가하는 회사가 있을까? 사람의 얼굴만 보고 모든 걸 꿰뚫어 보는 게 정말 가능한 일일까? ‘우리 회사는 관상으로 지원자를 평가합니다’라고 공개적으로 평가 기준을 밝히는 회사는 없으므로 그 회사의 직원이 아닌 이상 정확한 내용은 알기 힘들다. 다만 면접의 분위기나 흐름으로 추측은 할 수 있다.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관상 면접을 시행하기로 소문난 A회사의 면접을 본 적이 있다. 면접관은 총 세 명이었는데, 면접 내내 질문도 하지 않고 매서운 눈빛으로 지원자의 얼굴만 뚫어져라 보는 면접관이 한 명 있었다. 면접관과 지원자의 거리도 다른 회사에 비해 너무 가까웠다. 말로만 듣던 관상 면접이 이런 거구나 싶었다.
질문은 다른 면접관 두 분만 하셨는데, 경력직 면접이라기엔 매우 평이한 질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로 앞에서 얼굴만 보고 있는 면접관 한 분의 매서운 눈빛에 당황하여 준비했던 내용을 제대로 말하지도 못하고 면접이 끝났다.
관상으로 지원자를 어떻게 평가하는 것인지, 그 의도가 무엇이며 어떤 효과가 있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다만 면접을 준비함에 있어서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비언어적 표현의 중요성이다. 대부분의 지원자들은 면접을 준비할 때 면접관의 질문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만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때로는 비언어적 표현이 말보다 더 많은 것을 나타내기도 한다.
질문에 대한 답변도 중요하지만 면접에 임하는 태도, 자세, 말할 때의 표정, 손짓, 몸짓 등도 지원자를 평가하는 요소다. 면접관도 결국 사람이기에 귀로 듣는 답변 못지않게 눈으로 보이는 것들도 중요하다. 언어적 표현과 비언어적 표현이 모여 그 사람의 인상과 호감도, 신뢰도를 결정하는 것이다.
또 하나 말하고 싶은 것은 면접에서 지원자의 관상을 보는 회사는 있을 수 있지만 관상만 보고 합격자를 정하는 회사는 없다는 것이다. A회사에서도 짧은 관상(?) 면접 이후 장소를 옮겨 실무진들과 직무 관련 심층 면접을 진행하였다.
관상 면접만으로 전형이 끝났다면 불쾌한 경험이 될 뻔했다. 하지만 이어진 실무진 면접이 합격자를 결정하는 실질적인 전형인 느낌이 들어 관상은 단순 참고용 또는 평가의 아주 작은 일부분을 차지하겠구나 하며 받아들였다.
그렇게 본다면 관상 면접이 실제로 있다고 하더라도 마냥 나쁘게 볼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또한 회사의 문화나 가치관을 짐작할 수 있는 고유의 면접 문화일 수 있기 때문이다. 면접에서 회사도 지원자를 평가하지만, 지원자도 나름의 기준으로 회사를 평가한다. 회사의 문화에 대해 거부감이 든다면 다른 회사를 선택하면 그만이다. 선택지는 얼마든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