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시 Jan 08. 2022

무경과 유근의 생존기

잘 자라고 잘 살아남기 위하여

지난밤

꽃자루를 상실하였다

철 따라 제금하기를 거부하였다

더 깊이 뿌리를 내려야만 한다

그곳에 양분이 있으므로


오늘 아침

뿌리 성장을 포기하였다

철 따라 껍질 벗기를 거부하였다

더 깊이 잠들어야만 한다

탈 없이 자라야 하므로


식생 따라, 우리는 잘 자라고 있다




남들 꽃피워 열매 맺을 때 꽃자루를 떨군 무경

남들 싹 틔울 때 세상 밖으로 발을 내지 않는 유근.

철 따라 열매맺음을 거부한 무경은

현 식생에서 유근이 갖게 될 고민을 알고 있다.

철 따라 자라나기를 거부한 유근도 마찬가지다.


어떤 삶은 식생 따라 더 나은 삶을 기다리는 것으로

잘 자라고 있음을 증명하기도 한다.


*제금: '딴살림'의 경남 방언


커버사진: Photo by Pascale Amez on Unsplash


매거진의 이전글 위로풀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