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판, 간판

우리는 무언가를 딛고 산다.

바다 위에 나를 지탱해주는 것은 '갑판'이다


배의 위에 평평한 바닥을 갑판이라 부른다.

그 갑판이 존재하기에 우리는 아무것도 없는

바다 위에서 발을 딛고 서 있을 수 있다.


바다 위에서 발을 딛고, 서 있을 수 있는 것이 갑판이라면

육지 위에 발을 디디고 살기 위해서는 '간판' 이 필요하다.


같은 말, 같은 행동, 같은 실력이어도

그 사람을 나타 내는 것은 간판이다


같은 글을 적어도,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간판이 필요하다.


우리는 누군가의 아들 누군가의 딸. 어딘가의 소속으로 간판을 갖는다


그렇게 간판이 자신을 대체하며 살아간다


바다 위에서는 갑판 위에 살고, 육지에서는 간판 위에 산다.

우리는 그렇게 어디에서나 무언가를 딛고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