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사람들은 정(情)이 많다. 흔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정(情)이 많다고 하지만, 인도 사람들의 정(情) 또한 만만치 않다.
그들의 따듯함과 친절함을 경험하고 나면 인도 사람들이 얼마나 따듯하고, 진하게 마음을 나누는 정(情)이 많은지 알게 될 것이다.
아무튼 이렇게 정이 많은 인도 사람들을 만나면 우리를 그냥 보내지 않는다. 인도에서는 손님을 신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지극 정성으로 손님을 대접하며, 손님을 그냥 보내는 법이 결코 없다.
인도 사람들은 우리를 위해 인도의 짜이를 손수 끓여서 대접해주거나, 외국인이니까 일부러 커피를 주기도 한다. 인도에서의 커피는 터키 스타일로 냄비에 커피와 물, 우유, 설탕을 넣어서 펄펄 끓이고 나서 채에 받쳐 걸러서 내려주는 식이다.
그리고 항상 커피나 차를 맛있는 인도 쿠키나 마른 너트 또는 마른 과일 또는 미타이(Mithai, 인도 스위트)와 함께 대접해준다.
이도 미타이 라두
샤이니는 인도 쿠키가 맛있는지 먹고 또 먹었다. 잘 먹는 아이가 예쁜지 자꾸 더 내주며 먹으라고 건네니 딸아이는 마냥 행복해했다. 우리도 대접해주는 인도 짜이와 커피를 맛있게 마시고는 했는데, 집으로 돌아오면 이상하게 배가 아프고 탈이 났다.
그다음부터는 인도 사람들이 대접해주는 짜이와 커피를 마시는 게 겁이 날 지경이었다. 마시고 나면 분명히 배탈이 날게 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인도의 친구들이 대접해주는 대로 줄곧 맛있게 받아 마셨다.
어느 날, 외출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길거리에서 파는 간식(길거리 음식, Street Food)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미 우리는 길가에서 파는 음식을 조심하라는 조언을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것을 먹으려는 시도도 아예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그날따라,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는 길거리의 만두 찜통에서 새어 나오는 맛있는 만두 냄새가 우리를 자극했다.
인도에도 한국 만두보다 아주 작지만 비슷한 만두, 인도 만두‘모모’가 있다.(물론 쇠고기나 돼지고기 만두는 없고, 야채와 치킨, 염소고기만두가 있다.)
“우리 한 개만 먹어 볼까?”
나의 제안에 남편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딱 한 접시만 먹자.”
우리는 그렇게 인도의 야채 만두를 처음으로 맛보았다. 그것도 길거리에 서서...
“와~ 맛있네... 생각보다 맛있다.”
“한 접시만 더 먹을까?”
“그럼, 이번엔 치킨 만두를 먹어보자.”
샤이니도 맛있게 잘 먹고 있었다.
“맛있어?”
내가 묻자 고개를 끄덕였다. 딸아이도 맛있는 모양이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치킨 만두가 너무 먹음직스럽게 보였고, 우리 셋은 단숨에 다 먹어치웠다. 만두 두 접시를 먹었는데 80루피, 우리나라 돈으로 1500원 정도였다.
가격도 싸고 맛있어서 고맙다는 인사를 남기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집으로 돌아온 후, 남편과 나의 뱃속에서 큰일이 났다. 얼마나 아픈지 배를 움켜쥐고 옆집 안띠에게 가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도움을 청했다. 다행히 옆집 쁘리마 안띠가 가져다 주신 약을 먹고 난 후에 좀 나아졌지만, 그 후 며칠 동안 거의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딸아이는 정말 아무렇지 않고 멀쩡했다.
사실 아이가 우리보다 더 많이 먹은 거 같아서 우리보다 더 아플까 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도, 딸아이는 아프다는 말 한마디도 안 하고 잘 놀고, 잘 먹는 게 아닌가?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그렇게 우리는 인도에서 물갈이를 잘 넘기고, 우리의 몸은 인도에 점점 적응이 되어갔다. 시간이 지나면서 길거리에서 파는 짜이(Indian Tea)와 사모사(Samosa), 인도 만두 모모(Momos)를 아무리 먹어도 아무렇지 않게 되었다.
인도 간식 사모사
매번 인도 사람들 집을 방문하면 맛있는 인도 음식을 준비해 주곤 하는데, 따뜻할 때 먹는 인도 음식이 얼마나 맛있는지 모른다. 그 맛이 그리운 시절이다.
정이 많은 인도 사람들을 보면, 옛날 어린 시절 할머니가 떠오르곤 했다. 따뜻한 정이 마음을 포근하게 해 주시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인도 사람들을 통해 느끼고는 했다.
가끔 우리 집에 방문할 때도 정성스레 준비한 선물과 음식들을 챙겨 오고는 했다. 지금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
우리가 가는 곳마다 맛있는 인도 음식을 만들어 주고, 인도 실크 사리와 꾸르따, 두 빠따를 선물로 줘서 얼마나 많이 받았는지 모른다. 생각할수록 너무 고맙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함께 나서서 도와주고 마음 써 준 고마운 인도 친구들과 이웃들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