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이와 인도 커피

인도의 기호 식품

by 샨띠정

인류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기호 식품을 커피와 담배라고 하면 어떨까? 그리고 홍차, 인도에서는 '짜이'라 하고 영국에서는 'tea' 그냥 '티'라고 하는 카페인이 듬뿍 들어있는 것이다. 그저 내 작은 소견이다. 술은 기호식품이라 하기엔 너무 과한 감이 있으니 빼기로 하자. 다른 차(茶)도 있지만 차(茶)는 주로 몸에 유익을 주는 좋은 거니까 그것도 빼보자.

국어사전에서 기호식품이란,

'사람 몸에 필요한 영양소가 들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독특한 향기나 맛 따위가 있어 즐기고 좋아하는 식품. 술, 담배, 차(茶), 커피 등이 있다.'라고 일러준다.


커피는 나의 사랑이다. 즉, 커피 없으면 못 산다. '커피 러버(Coffee Lover)'라 불러도 딱 맞을 지경이다. 고등학교 때 처음 커피를 맛 본 이후로 줄곧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되었다. 자판기에서 내려 마시는 밀크커피를 즐겨 마시다가 '아메리카노'를 맛 본 후에는 아메리카노의 개운하고 향긋한 커피 맛에 반했다.

커피를 배워 보겠다고 바리스타 공부도 하고 북카페를 차리는 게 희망사항이었다.

처음 인도에 갈 때도 커피 글러인 더와 필터, 핸드드립 주전자까지 바리바리 챙겨서 갔는데, 그라인더는 고장이 나버렸다. 그 후로 필터 커피 머신에 내려서 마시곤 했는데, 한국에 나올 때마다 한국의 믹스커피를 사 가서 약을 복용하듯 한 잔씩 아껴가며 마시던 '커피 러버'다.

"커피 좀 그만 마셔~"

"커피 중독이야?"

"엄마, 커피 많이 마시지 마."

내가 듣는 말들이다.

델리에서 가끔 난 농장에서 갓 수확해 온 인도 산 커피콩을 볶아주는 가게에 들러 커피 향에 빠져들며 음미하는 것을 즐겼고, 커피 사러 가는 걸 좋아했다.

남인도 커피

영국이 인도를 통치할 때 남인도 콜카타(캘커타) 항구에서 배에 인도 말라바 커피 농장에서 수확한 커피콩을 싣고 출발해 영국 사우스햄턴 항구에 도착하는데 한 달이 걸렸다고 한다.

영국 항구에 도착해서 커피콩을 내리면, 최적으로 숙성된 커피콩으로 커피를 마실 때 최고의 커피 맛을 낼 수 있었다. 그래서 그 커피 이름이 '몬순 말라바(Monsooned Malabar)'다. 지금도 남인도 말라바 지역에서 생산되는 커피는 지중해성 몬순 기후에 건조되어 신맛이 좀 강하고 커피의 고소한 맛이 더해서 유명하다. 난 이 '몬순 말라바'와 '오가닉(Organic) 유기농' 커피를 즐겨 마셨다.


남인도 커피는 인도 짜이처럼 우유와 설탕을 섞어서 같이 펄펄 끓여서 마신다. 맛이 괜찮다. 가끔 일부러 남인도 커피를 마시기도 했다.

지금 세븐일레븐에서 알바를 하게 된 것도 편의점 커피 아메리카노 덕분이다. 그러고 보면 커피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삶의 일부가 되었다. 기호식품을 넘어 선 거 같다.


커피는 처음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염소를 키우던 목동이 빨간 커피콩을 먹고 흥분 상태인 염소를 보고는, 커피콩을 수도원으로 가져가서 수도사들에게 보여줬다. 수도원장은 커피콩이 '신의 저주'라고 불에 태워버렸는데 불에 타는 커피콩에서 너무나 향긋한 커피 향이 나서 그 후로 수도원에서 커피를 처음 마시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내려온다. 거의 1200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그리고 현대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커피 사랑에 빠져 살고 있는지 편의점에 진열된 커피의 종류를 보면, 가히 그 어마어마한 기호식품 커피의 위상을 알 수 있다.


인도의 '짜이'는 카페인 가득한 인도의 홍차다.

인도의 모든 회사나 일하는 곳곳에서, 그리고 각 가정에는 '짜이 타임'이 있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간에 짜이를 마셔야 계속해서 일을 이어갈 수 있다고 보면 되겠다.

사람들은 '짜이 타임'을 기다린다. 델리의 주인도 한국문화원에서도 모든 직원들에게 오전에 한 번, 오후에 한 번 전 직원들에게 짜이를 돌리곤 했다. 가끔 어떤 사람들은 짜이를 마시지 않는 일도 있어서 '라씨'나 '주스'로 대체하기도 했다.


한국어 수업을 할 때도 학생들은 쉬는 시간에 짜이를 마시러 갔는데, 예쁜 학생들이 내 거까지 챙겨다가 책상에 올려두곤 해서 어떤 날은 하루에 짜이를 다섯 잔도 마신 적이 있어 뜬 눈으로 밤을 새울 뻔한 적도 있었다.

인도의 짜이 가게

처음 인도에서 짜이 만드는 게 너무 신기해서 유심히 보고 배워 집에서 직접 끓여 먹곤 했다. 특히 '아드락'(Ginger), 생강을 넣어서 만드는 '진저 짜이'가 가장 맛있다.

작은 냄비에 우유와 홍차를 넣고 생강을 듬뿍 같이 넣어서 끓이는데 보통 인도 사람들은 설탕을 듬뿍 넣고 끓여 마시기 때문에 인도식으로 그대로 설탕 짜이를 마시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달아서 마시기가 곤란하다.

밖에서 짜이를 마실 경우는 항상 ,

"찌니 깜 끼지에. 설탕 조금만 넣어주세요. "라고 주문을 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달달하고 맛있는 인도 짜이를 맛볼 수 있다.


한국에 와서 어느 날, 딸랑구가 말한다.

"엄마, 짜이 마시고 싶다."

"그래? 엄마도 마시고 싶다. 그런데, 어떡하지? 엄마가 짜이 뻐띠(짜이 가루)를 인도에서 안 가져왔어."

순간 머릿속에 째뜨나가 떠올랐다.

"째뜨나 언니한테 물어보자."

역시 째뜨나가 짜이 뻐띠(짜이 가루)를 가지고 있어서 통에 담아 내게 갖다 주었다.

"고마워~ 째뜨나.."

인도에서는 꼬마 아이들도 짜이를 마신다.

따랑구도 짜이를 배워와서 내가 집에서 짜이를 마실 때마다 자기도 달라고 야단이다. 그래서 딸랑구 짜이에는 매번 우유를 듬뿍 넣어서 끓여 주곤 했었다.

정도 되면 인도에서 짜이는 기호 식품을 넘어서는 거 같다. 우리나라에서 커피를 마시는 정도가 인도에서 마시는 짜이를 퍼센트로 따지면 그 반도 못 미칠 것이다.


인도 집에 방문하면 아침 식사를 짜이 한 잔과 비스킷 하나로 주곤 해서 딸랑구와 나는 언제 아침밥을 먹나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했던 추억이 있다.

인도에서는 인도 사람들에게 짜이가 기호 식품을 넘어 삶이라 해 두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인도 '진저 짜이'가 그리워지는 겨울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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