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러운 내 딸아.
너를 품 안에 안고 얼마나 기쁘고 행복했는지 너는 아마 모를 거야. 세상의 모든 것을 얻은 것만 같았지.
네가 성장해 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는 특권과 행운을 얻은 너의 엄마로 사는 게 너무 좋았어. 걱정과 초조함이 나를 덮쳐올 때도 많았지만 네가 곁에서 든든히 서가는 모습을 보고 엄마는 다시 힘을 내곤 했단다.
말이 통하지 않는 땅으로 겁도 없이 널 데리고 날아갔지. 네가 당연히 몇 가지 언어 정도는 습득할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과 함께. 엄마가 그걸 생각하면 너한테 너무 미안해. 넌 감당할 힘이 부족했는데 그것도 모르고.
너는 마음이 따듯한 아이라고 말해. 너의 행동이 가끔은 다른 아이들과 달라 보이기도 하지만, 그건 어쩌면 다른 환경 속에서 때 묻지 않고 순수한 모습을 간직한 덜 사회화된 모습일 수 있다고 생각해. 난 널 이해해.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조금 천천히 그리고 느리게 뒤따라가는 너의 학교 생활을 응원해. 이제 벌써 중학교를 마치고 졸업을 하다니 엄마는 네가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몰라. 힘들게 거쳐온 낯선 한국 학교에서 더 다른 것만 같은 한국 아이들 속에서 잘 견디고 달려온 너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어.
엄마는 너의 잠재력을 믿어. 네가 경험하고 바라보았던 세상, 네 눈 속에 담은 다양함을 너는 멋지게 펼쳐낼 거라고 믿어. 너는 내 딸이기도 하지만 하나님의 딸이니까.
너는 타고난 재능도 많아서 감사해. 목청은 어쩜 그리 좋은지 선생님들은 너를 성악이나 국악을 시키라고 하셨지. 미술적 감각도 뛰어나서 너를 예고에 보내라는 분들도 계셨지. 학교에서 운동선수를 시키라고도 했으니 넌 정말 다재다능한 아이야.
요즘은 베이킹과 요리에도 관심이 많아 요리를 배우고 싶어 해서 엄마도 요즘 고민 중이란다. 동물들에 대한 남다른 애착과 돌봄을 보고는 반려동물을 돌보는 직업을 얻어도 좋겠다는 말도 들었지.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고, 어떻게 널 돕고 사랑해야 하는지도 잘 몰라서 놓치는 부분이 많아 속상할 때가 많아. 나 자신이 무척이나 한심하고 무지하게 느껴져서 자책을 할 때도 많았지. 네가 잘못되면 어떡할까 두려움에 떨면서. 너를 믿으면서도 말이야.
내 품으로 들어온 너. 주님이 보내신 내 딸. 너를 사랑해. 너로부터 얻은 행복과 즐거움은 하늘이 내려준 가장 큰 선물이야.
우리 힘내자. 서로 의지하고 믿어주며 한 걸음씩 앞으로 나가자. 당장 내일 일을 우리가 장담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도 끝까지 최선으로 인도하시는 주님을 바라보자. 그렇게 해줄 거지?
예쁜 딸,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