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도 인격이 있다

새로운 세입자 제비 부부

by 샨띠정

"지지배배, 지지배배"

일주일 전, 토요일 아침, 귀에 익은 소리가 들렸다.

너무 반가운 소리에 문을 열고 나가보니, 제비 손님이 찾아왔다. 모습은 같아 보였지만, 분명히 다른 제비 부부인 모양이었다.

8마리 제비 식구가 떠난 후, 빈 둥지 그대로 남아있는 텅 빈 집을 요리조리 살피고 있었다. 샤이니와 나는 이제 빈 둥지에 새로운 식구가 입주를 할 거라는 기대를 갖고 두 제비 부부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샤이니가 내게 걱정스레 물었다.

"엄마, 이제 그 제비들은 안 올까?"

"응, 안 올 거 같아."

"왜 안 와? 어디에 갔지?"

"이제 야생에서 살아. 필드(Field)에서..."

"힘들겠다."

그렇게 요리조리 빈 제비 둥지를 살피고 또 살피던 새로운 제비 부부는 끝내 빈 둥지에 입주를 하지 않았다. 제비와 대화를 할 수만 있다면 정말 물어보고 싶었다.

'왜 아무도 없는 빈 둥지에 입주를 하지 않지?'

빈 둥지를 살피고 또 살피는 새로운 제비 부부

그리고 며칠 후, 바로 옆에 새로운 둥지를 짓고 있는 제비를 발견했다. 아무래도 다른 주인이 있는 집에는 거주하지 않기로 했나 보다. 녀석들 고집도 세다고 여기며 굳이 고생스럽게 새로운 집을 지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제비들도 남을 존중하고 함부로 다루지 않는 게 참 신기해 보였다.

오늘도 아침부터 계속 한 마리(아마도 아내)는 둥지에 앉아 있고, 나머지 한 마리(아마도 남편)는 현관 등 위에 앉아 지켜보고 있었다.

듬직한 남편 제비

그 모습이 마치 출산을 앞둔 아내 곁을 지키는 남편의 모습처럼 보였다. 참으로 듬직한 남편 제비의 모습에 괜히 뭉클하고 감동을 받는다.

결코 아내 제비를 혼자 두지 않고 꼭 옆에서 든든히 지켜주고 있는 남편 제비는 마치 사람의 모습을 보는 것과 같았다.

앞으로 제비에 대해 더 자세히 공부해보고 싶어 진다. 이들의 세계가 너무 궁금하다.

제비 부부의 부부애

내 짐작으로 위 사진은 아내 제비가 알을 낳는 모습이고, 아래는 알을 낳은 후 자신이 낳은 알을 지키는 것처럼 보인다. 몰래 제비 둥지를 들여다보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고 있다.

샤이니가 내게 진지하게 말한다.

"엄마, 우리 기도하자."

"무슨 기도?"

"이번에는 꽃순이가 새끼 제비 안 죽이게 해 달라고."

"응, 그래. 그래도 5마리는 살았으니까 다행이야."

이번에도 기대가 된다.

과연 제비 알은 몇 개가 들어 있으며, 어떤 모습으로 알에서 깨어날지, 얼마나 시끄럽게 노래를 불러댈지 생각만 해도 즐겁다.

슬픈 소식도 있다.

지난 수요일 저녁에, 샤이니가 장군이와 꽃순이를 데리고 놀다가 장군이를 놓치고 말았다. 급하게 달려 나가 보니 장군이가 토순이 집으로 가서 순식간에 집을 흔들어 망가뜨리고 토순이를 놀라게 하는 게 아닌가?

너무 놀라서 잘 못 봤는데, 그만 토순이가 집에 깔려서 숨을 거두고 말았다.

나도 눈물이 흐르고, 샤이니는 통곡을 했다.

남편이 땅을 파고 토순이를 묻어 돌무덤을 만들어 줬다.

예쁜 토순이를 기리며
토순이의 돌무덤

장군이가 미워서 눈길도 안 줬더니, 샤이니는 그래도 장군이 편을 들어준다.

"엄마, 장군이가 몰라서 그랬잖아. 용서해 줘."

"글쎄, 난 시간이 필요하네."

"엄마, 장군이도 슬프잖아."

토순이가 죽었다고 통곡하더니만, 어느새 장군이 편을 들어주는 딸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받아주기로 했다.


그렇게 우리는,

떠나는 이와 다시 찾아오는 새로운 이들을 마주한다.

오늘 현재에 충실하고, 정직하기로 마음먹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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