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 '쵸코'가 사라진 지 일주일이 지난 이번 주 월요일에 쵸코가 나타났다는 제보를 받았다.
"쵸코일까? 오레오일까?"
궁금했다. 장군이가 토순이를 죽였을 때 오레오는 그 긴박한 순간에 도망을 쳤던 터라 혹여라도 오레오가 살아서 오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감이 생겼다. 쵸코는 이미 생을 마감했으리라 짐작하고 있었기에 거의 포기 상태였다.
집 나간 오레오
앞집 아저씨가 토끼를 잡으려 했는데, 토끼가 그동안 야생에서 살면서 단련이 되어 그런지 어찌나 빠른지 놓쳐버리셨다고 했다.
딸아이와 토끼를 다시 잡기로 약속을 했다. 내가 잠시 집을 비운 사이에 토끼가 우리 집 마당에서 어슬렁거리다가 자동차 밑에 숨어 있는 것을 샤이니가 발견했다. 그리고 역시 놓쳐버리고 말았다.
"엄마, 쵸코가 왔어. 진짜로 쵸코야. 내가 봤어."
살아있는 쵸코
다음날 아른 아침, 꽃순이와 함께 뒤뜰로 가봤다. 아닌 게 아니라 꽃순이가 킁킁 냄새를 맡더니 쵸코가 마련한 보금자리를 찾아냈다. 나도 사실 그 위로 까치 두 마리가 자리를 지키고 있어서 살짝 미리 예감을 했는데, 역시나 쵸코 토끼가 터를 잡고 있는 곳임을 바로 알게 되었다.
'깡총'하고 내 눈앞에 쵸코가 풀 숲 땅속에서 뛰쳐나왔기 때문이다. 내 눈앞에서 쵸코와 꽃순이의 달리기 시합이 벌어졌다. 깡총깡총 뛰어 도망치고 숨바꼭질을 잘하는 토끼를 강아지 꽃순이가 뒤쫓았다. 물론 승자는 토끼 '쵸코'였다.
장군이는 본능대로 죽을힘을 다해 쵸코를 잡았을 테지만, 평소에도 장난과 놀이를 더 중시 여기는 꽃순이는 토끼와 숨바꼭질과 달리기로 게임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꽃순아~ 이리 와~~!"
꽃순이를 불러 진정을 시켜야만 했다. 잘못하다가는 쵸코가 죽임을 당할 수도 있을 테니까.
오후에도 토끼집을 살짝궁 들여다보았지만 쵸코를 만나지 못했다.
토끼 쵸코 찾기 대작전 중
"우리 쵸코는 그냥 뒤뜰에서 살게 해주자."
"안돼~~"
"안 죽게 우리가 잘 지키고 보호해주면 되잖아."
"응..."
다행히 우리 집 뒤뜰에 터를 잡고 현재까지 잘 살아있는 쵸코가 겨울까지도 무난히 잘 견디어 낼 수 있기를 바란다. 다시 토끼집으로 돌아오기는 어려울 것 같으니 말이다.
"그런데, 정말 이상해. 쵸코가 어떻게 탈출했지?"
동네 어른들도 모여서 이 수수께끼의 답을 알고 싶어 이런저런 대화 끝에 '고양이의 짓'으로 결론을 내렸다.
나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해답을 찾을 수 없었다. 처음에는 누군가가 와서 토끼장 문을 열고 토끼를 데려갔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얼마나 무섭고 두려웠던지 지금도 그 순간을 떠올리면 몸이 떨릴 지경이다. 설마 나는 고양이가 문을 열었다는 것에 동의가 되지 않았다. 내 생각에는 사람만이 열 수 있는 문이었으니까. 하지만 어르신들이 '고양이가 범인'이라고 하니 나도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오늘 아침, 해답을 찾았다. 철사망 하나가 잘려있는 것을 오늘에서야 발견한 것이다. 토끼가 톱니 이빨로 잘랐는지, 원래 고물상에서 가져올 때부터 잘려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쵸코의 몸이 빠져나간 곳을 찾아냈다.
이제야 찾아낸 토끼 탈출구
눈을 뜨고 있었던 건 맞는지... 왜 이걸 이제야 찾아냈는지 모르겠다.
그동안 사람을 의심하며 누군가가 다녀갔을까 봐 괜한 걱정만 하고 무서워했다. 거기에다 시골에서 살기 싫다는 생각까지 잠시 했으니 이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는 일인가? 부끄러웠다. 경솔한 자신이.
이번 일을 통해 또 하나의 교훈을 얻는다. 확인도 해보기 전에 단순히 추측하여 뭐든지 섣불리 속단하여 판단하거나 오해하지 않기를! 사람이든 동물이든, 사건이든 현상이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