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찾아온 제비와의 이별-Ep3.

비행 훈련을 마치다.

by 샨띠정
용맹하게 비행 연습을 하는 새끼 제비

누군가와의 이별은 언제나 슬프다. 아무리 다시 만난다는 기약이 있고, 짧은 만남이었어도 마음을 준 이에게는 이별은 아픔이다.

제비들과 이별을 했다. 어제부터 둥지 속의 새끼 제비들의 숫자가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늦은 오후가 되어 남은 한 마리까지 둥지를 떠났다.

어제 비행 연습을 하느라 고군분투하던 아기새를 살펴보면서 며칠은 더 머물겠거니 했는데, 한 마리가 비행 연습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둥지를 떠나 밤이 되어도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남겨진 4마리의 제비도 비행 연습을 시작했다. 퍼드득퍼드득 날개를 치며 요란하게 비행 연습에 돌입했다.

순서를 기다리며 비행 훈련중인 새끼 제비들

딸아이와 나는 낮에 가장 먼저 날기 연습하느라 고생하던 한 마리가 언제쯤 돌아오나 기다렸다. 들락날락하며 5마리 새끼 제비를 헤어리며 다시 둥지로 돌아오기를 목이 빠지게 기다렸지만 결국 돌아오지 않았다. 잠들기 전까지 둥지에는 4마리밖에 없었다.

걱정도 되고, 자식이 돌아오길 바라는 어미의 심정으로 기다리고 기다렸다.


오늘 아침도 이른 아침부터 제비 가족은 분주해 보였다. 둥지 안의 제비가 처음엔 4마리였다가 숫자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마당 위 하늘을 이리저리 휙휙 날아다나며 푸드덕푸드덕하는 게 사랑스러워 박수를 보내고 싶을 지경이었다.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아쉽게도 비행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제대로 담을 수가 없었다.


하나 둘... 비행 연습을 완벽하게 마치고 합격을 하는 모양이다. 신비롭고 경이롭기까지 하다.

어떻게 하루 만에 날갯짓을 하며 하늘을 날아오를 수가 있을까? 타고난 놀라운 능력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 저녁때가 되니 제비 둥지가 비어 있었다. 한 마리가 잠시 돌아왔다가 다시 떠났다. 그 순간이 마지막인 줄 알았더라면 작별 인사라도 했을 텐데...

그 후로 제비들은 둥지로 돌아오지 않았다.

비좁아 북적대던 이들이 떠나고 빈 둥지만 남았다.

딸아이와 목을 치켜들고 누군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쳐다보고 또 쳐다봤다.

그동안 함께 지내면서 정이 너무 많이 들었나 보다.

현관문을 열고 나갔다 들어오는 샤이니가 묻는다.

"엄마, 제비가 안 와. 아무도 없어. 이제 제비 안 오는 거야? 슬프다."

"응, 나도... 슬프다. 안 오네.."

그렇게 토요일 저녁에 우리는 들락날락하며 제비의 빈 둥지를 바라봤다. 제비에 대해 더 분명하고 확실하게 가까이서 볼 수 있어서 너무나도 감사하다.

제비에 대해 알아보니 더욱 신기한 조류이다. 봄에 4월쯤 우리나라에 와서 1주일 정도 제비 부부가 함께 둥지를 만들고, 20일 정도 알을 품고 있다가, 알에서 깨어나 부화한 새끼 제비들을 보름 정도 먹이를 주고 기른다고 한다. 그 후 둥지를 떠난 제비는 여름을 보내고 8월 경에는 온 가족이 먼 여행길에 오른다. 물론 새끼 제비들에게는 먼저 혹독한 비행 훈련이 필수이다.

어기 제비들을 부화시킨 제비알 껍질들

4월에 우리 집에 찾아온 제비 부부는 6개의 알을 낳아 6마리 아기 제비들을 부화시켰다. 5월 24일에 부화된 제비는 무럭무럭 자라다가 6월 10일 첫 번째로 비행훈련에 나섰던 한 마리를 잃었다. 순전히 꽃순이의 불찰이다.(첫 비행하는 새끼 제비를 낚아채서 희생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제부터 나머지 4마리도 비행 연습을 시작하더니 오늘 모두 길을 떠났다.

20일 동안 어미 제비가 품고 있다가 부화된 후, 정확히 18일 동안 하루가 다르게 자라더니 빈 둥지를 남기고 떠났다.


그러고 보니 우리 집에 와서 둥지를 만든 이유는 딱 한 가지 이유에서였다. 알을 낳고 부화시켜서 잘 키워 날아가기 위해, 자녀들을 위해 머문 거였다.

이제 자녀들이 장성하였으니 함께 멀리멀리 날아올라 야생에서 살아갈 것이다. ​

조용해진 집이 어색하다.

아직도 지지배배 제비들의 노랫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아기 제비들의 얼굴이 눈앞에서 왔다 갔다 선하다.

울고 싶지만, 떠나간 제비들 때문에 운다고 차마 이유를 댈 수가 없어 울음을 삼키고 있다.

잘 가거라...!

부디 다시 만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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