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아래 함께 공생하는 식솔이 많다. 우리 세 식구와 댕댕이 장군이와 꽃순이, 토순이, 제비 가족은 새끼가 6마리까지 대가족이다. 거기에다 꽃순이와 장군이 사료를 얻어먹으러 오는 새들도 많고, 요즘은 개구리도 종종 출현한다.
그러다 보니 이런저런 일로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장군이가 8개월이 되었을 때, 한 달된 아가 꽃순이가 우리 식구가 되었다. 장군이는 오빠처럼 꽃순이를 잘 돌봐주고 사랑해줘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꽃순이가 장군이 사료를 먹고 물을 마셔도 그냥 묵묵히 지켜보며 양보하는 게 진짜 친오빠를 보는 거 같았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장군이는 벌써 14개월, 꽃순이는 7개월이 넘었다. 그 사이에 가만히 보니 둘 사이에 서열이 바뀌어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지금도 종종 꽃순이가 본인의 밥을 두고서 장군이 밥을 먹을 때가 있는데, 뭔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장군이가 양보를 해주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꽃순이가 장군이를 꼼짝 못 하게 하는 게 아닌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믿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간식을 주거나 사료를 줄 때마다 항상 장군이를 먼저 챙겨주고 나서 꽃순이를 주곤 했다. 그러면 스스로 서열을 잘 지킬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산인 듯하다.
여동생이 앙칼지고 까불이 깨방정이고, 골든 레트리버 피가 흐르는 장군이는 신사처럼 점잖은 게 뭐든 좀 침착하다. 장군이는 보는 사람들마다 잘생겼다고 칭찬을 한다. 녀석이 한 인물 한다. 둘 다 성격이 정말 다르다.
꽃순이는 밤에 딸아이와 함께 방에서 줄곧 잠을 잔다. 풀어놓아도 멀리 가지 않고, 마당 근처에서 있어서 내가 텃밭이나 마당에 있을 때는 풀어놓고 같이 지낸다. 밖에 나갈 때도 꽃순이를 차에 태우고 같이 다닌다. 말을 잘 알아듣고 사람처럼 동행해주는 게 안심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군이는 덩치가 커서 동네분들에게 행여라도 피해가 갈까 봐 풀어놓지 않고, 넓은 옆 마당에 묶여서 하루 종일 지내곤 한다. 그리고 가끔 산책을 시킨다.
그래서일까? 아마도 꽃순이가 우리의 사랑을 더 받는다고 여겨서인지 서열이 바뀌었다. 꽃순이가 서열 1순위, 다음이 장군이가 되었다. 이를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잡아주고 싶다. 지혜를 모아야겠다.
제비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5월 말에 알에서 깨어난 6마리 새끼 제비들은 하루가 다르게 정말 쑥쑥 자라는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오늘 아침에만 해도 너무 커버린 새끼 제비들이 둥지에서 꽉 끼어 붙어있는 모습이 안쓰러울 정도였다.
날이 갈수록 제비집 둥지가 비좁아 보였다. 엄마가 평수 조절을 잘 못했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이제 곧 비행 연습도 해야 할 텐데, 새끼 제비들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어 중얼중얼 혼잣말로 인사를 했다.
"어서 잘 자라 비행 연습도 잘해야 해. 알았지?"
은근히 제비들의 비행 연습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어떻게 이럴 수가?
마당에 나와 일을 보고 있다가 무심코 꽃순이를 봤는데, 드디어 가장 용감한 새끼 제비 한 마리가 비행 연습을 하며 꽃순이 위를 날고 있었다.
"악~~!!!"
나는 꽃순이에게 달려가 머리를 때릴 수밖에 없었다. 글쎄 오늘 처음 비행 연습을 하는 새끼 제비를 꽃순이가 낚아챘다. 꽃순이의 입에 새끼 제비가 물려있었고, 꽃순이의 입에서 받아낸 새끼 제비는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고개를 들어보니 엄마 제비가 지켜보고 있는 게 아닌가?
'엄마의 마음은 얼마나 가슴이 아프고 꽃순이가 원망스러울까?'
너무 끔찍한 순간이었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꽃순이에게 야단을 치고 꿀밤도 주며 단속을 시켰지만, 앞으로 나머지 5마리 새끼 제비들이 무사히 비행 연습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미리 앞섰다. 또 다른 장례식을 치르고 싶지 않다.
사람도 동물도 본능을 이기고 공생하는 법을 배워가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두 마리의 토끼를 데려왔는데, 한 마리는 자유를 찾아 떠났지만 생사를 알 길이 없다. 다행히 하얀 토순이는 풀을 잘 먹어서 우리가 이름을 먹순이라고 바꿔야 할 지경이다. 그래서 요즘 먹이의 양을 조절해 주고 있다. 토끼는 주는 대로 먹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