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ASY Feb 21. 2023

진정한 셀프웨딩으로 가는 길

<함께하기 위한 준비 ep.8>

몽생이네 앞마당에서 결혼을 하고자 결심했을 때부터 우리는 셀프웨딩을 한다고 생각했다. 식장에서 하는 결혼식이 아니니 준비 과정이 일반적일 수 없고 세세한 부분을 직접 맞춰나가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만 그때는 알지 못했다. 셀프웨딩의 범위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


결혼식이 6개월 앞으로 다가오니, 이제 정말 준비를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불안함이 엄습했다. 그래서 검색을 시작했다.


사람들은 셀프웨딩을 어떻게 하지?


유능한 웨딩 디렉터를 구한다. 다만 이제 좀 비싼.

웨딩 디렉터의 정확한 사전적 정의는 모르지만, 검색을 거듭하며 웨딩 디렉터란 정해진 웨딩홀, 스드메를 제공하기보다는 신랑신부의 취향에 맞는 웨딩을 구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몇 번의 미팅을 하며 느낀 것은 대부분의 웨딩디렉팅은 공간디자인(플라워디자인)을 중심으로 다양한 외부업체(드레스, 메이크업, 렌털 등)와의 협업을 도맡아 하는 PM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막연하게 내가 그렸던 웨딩의 모습은 웨딩 디렉터들의 포트폴리오와 유사했다. 실제 내가 과거에 인상 깊게 읽었던 오롤리데이 대표(박신후 대표)의 결혼식 후기 역시 ‘알지비지구맛’이라는 웨딩디렉팅 업체가 함께 한 작품이었다. 우선은 웨딩디렉터를 한 번 만나서 전체적인 견적과 준비해야 하는 것들을 상담받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트폴리오를 확인하며, 제주도에서 웨딩을 진행해 본 경험이 있는 업체를 골랐고 미팅을 진행했다. 이 업체는 공간을 섭외하고 해당 공간을 웨딩에 맞게 재구성하고 디자인하는 것을 메인으로 하는 곳이었다. 상당히 친절했고, 우리가 원하는 방향성에 대해 많이 공감해 주어서 미팅은 매우 편안했다. 무엇보다 소소한 소품(의자, 부채, 샹들리에 등)을 직접 공수하여 세팅해 주기 때문에 퀄리티 있고 디테일한 조율이 가능한 업체였다.


다만 비용이 매우 비쌌다. 구체적인 금액은 밝히기 어렵지만 우리가 생각한 전체 결혼식의 예산을 모두 웨딩 디렉팅 비용으로만 사용해야 가능한 수준이었다. 더욱이 이 금액이 시작하는 금액이고, 세부적인 요청사항이 있을 경우 비용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상담을 마치고 몽생이와 우리의 예산을 고려하며 이 업체와는 진행이 어렵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정말 친절했고, 실제로 이 업체와 상담을 하며 이런저런 팁도 많이 얻을 수 있어서, 비용만 충분했다면 이 업체와 진행했을 것이다. 업체명을 밝히지 않는 이유는 이 업체와 계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주 스몰웨딩 전문 업체를 구한다. 다만 이제 좀 일반화된.

비용을 문제로 웨딩디렉터를 포기해야 하나 고민할 즈음, 어머님이 제주도에서 스몰웨딩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를 하나 소개해주셨다. 찾아보니 제주도에는 이런 업체가 꽤 많았다. 패키지로 스몰웨딩에 필요한 내용(장소대관, 드레스, 메이크업, 렌털, 음향, 꽃 등)을 제공해 주는 곳이었다. 검색하다 보면 많은 업체들이 나온다.


우리도 이 중 한 업체를 만났고, 꽤나 유명한 곳이었다. 홈페이지에 비용이 375만 원으로 명시되어 있을 만큼 제공되는 항목과 항목별 비용이 명확했고 비용만큼은 정말 확실히 저렴했다. 또 우리가 직접 진행해보지 않아서 정확히 어느 정도까지 업체가 구현해 줄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구현된 포트폴리오만 보면 자세하게 요구한다면 패키지 비용보다는 비싸도 구현 가능 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다만 우리의 가장 큰 변수는 “장소”였다. 우리는 장소가 이미 몽생이네 집으로 정해져 있었다. 이 업체들은 본인들이 웨딩을 진행해 온 몇몇 중점이 되는 장소들이 있었고, 그 장소에서는 다양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아예 새로운 장소, 그것도 가정집에서는 그만큼의 변주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더욱이 이전에 웨딩디렉팅업체와 상담을 하고 가서인지 디테일한 부분에서 아쉬움이 느껴지기도 했다. 만약 웨딩 장소부터 제주도에서 찾기 시작해야 하는 신랑신부라면, 이런 전문업체들과 함께 하는 것도 좋은 선택지라고 생각한다. 실제로도 정말 많은 결과물들이 업체의 사이트 및 인스타그램에 올라온다. 웨딩 디렉터와 마찬가지로 해당 업체와 계약하지 않아 업체명은 밝히지 않는다.



진정한 셀프웨딩을 선택하다.

어쨌든 우리는 우리의 상황에 맞는 100%의 커스터마이징이 필요했다. 다만 웨딩디렉터를 고용하기에는 그 비용이 너무 부담스러웠다. 더욱이 우리는 이미 장소가 구해져 있는 상황에서 꼭 웨딩 디렉터가 필요할까?라는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몽생이가 “우리가 직접 해보자!”라는 엄청난 제안을 해왔다. 우리가 직접이라…


우리가 직접 한다면, 기본적으로 필요한 업체(꽃, 렌털, 음향, 케이터링 등)를 하나씩 찾아서 개별적으로 계약하고 해당 업체와 각각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결혼식 당일에도 운영을 해야 하고, 당장 머릿속에 떠오르는 체크리스트가 수십 개였지만, 나 역시 한편으로는 이 정도면 우리가 직접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결국 우리는 직접 하기로 결정했다. 진정한 셀프웨딩으로 가는 길… 업체를 하나씩 찾고 조율해 가는 과정을 하나씩 남겨보려 한다. 글을 쓰는 현재 시점에는 사실 대부분의 업체들을 구한 시점이다 ㅎㅎ


예고편으로 말하자면, 예상만큼 재밌기도, 예상과 다르게 험난하기도 했고, 웃음도 소소한 다툼도 있었던 과정이었다 ㅎㅎ


이러나 저러나 한라산이 보이는 아름다운 곳에서 결혼하니 아름다운 결혼식일 거라고 믿는다 ㅎㅎ



이전 07화 상견례는 어디서 할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