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을 바꾼 참된 명상
내가 너고 너가 나이니 믿으면 증명된다
아이들 하원 때 길가에서 명상수업 플랜카드를 보게 된 것을 계기로 명상수업에 참가하게 되었다. 평소 명상을 좋아해 매일 하는 중이었다. 명상을 처음 시작하게 된 것은 피터님의 경험수집잡화점 명상 모임에서였다. 하루 5분 명상으로 많은 변화를 체감했다. 단체로 명상 전시회에 참가했었다. 명상 전시회에서 깊은숨이 트이고 온 몸에 계시를 받는 듣한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체험을 했었다. 그때 감동이 떠올랐다. 절에서 스님께 더욱 제대로 배울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기뻤다. 일상에서도 명상 수업에 가라는 작은 사인들이 있었다. 일단 무작정 시작해 보았다.
당시 일상이 흔들리는 큰 고비가 있었다. 변호사를 만나고 병원도 갔다. 스트레스성 두통과 복통으로 고생했는데 명상 수업에만 참여하면 아픈 게 싹 사라지는 것이다. 명상만 붙잡으라는 신호라고 생각하고 힘든 중 더욱 정진했다. 수업에서 청강스님이 하시는 말씀 하나하나가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명상수업에서 평소처럼 명상하던 어느 날이었다. 평소처럼 숨을 깊게 들이쉬고 명상에 들어가는데 순간 온몸에 감각이 사라지며 빛이 환하게 보였다. 나는 내가 유체이탈을 한 줄 알고 화들짝 놀라 손가락을 움직여보았다. 손가락은 별 문제가 없었다. 생각을 하려 해도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생각도 감각도 없이 빛만 환한 이 상태가 너무 좋았으나 놀라서 오래 지속하지 못했다. 스님께 여쭤보니 이것이 초선정이라고 가르쳐주셨다.
이후 집에서도 감각과 생각이 사라지고 빛이 보이는 명상이 쉽게 되었다. 몸에 기운이 솟고 기분이 좋았다. 그동안 미뤘던 일정을 모두 예약했다. 하루 종일 움직여도 지치지 않았다. 그렇게 며칠을 보내다 내가 점점 빛에 집착하는 것이 느껴졌다. 명상에서 빨리 빛이 보이지 않으면 재촉하게 되었다. 귀찮게 하는 아이들에게 쉽사리 짜증이 났다. 이건 아니다 싶어 마음을 다시 잡았다.
명상 중 빛이 보이지 않아도 괜찮다 나는 그저 진정한 나 자신을 만나고 싶을 뿐이다 라는 생각을 하고 명상에 다시 임했다. 어느 날 처음에 빛이 보이더니 이내 빛이 내 몸으로 삼키듯 사라졌다. 그리고 모든 것이 사라졌다. 감각도 생각도 빛도 모든 것이 없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공한 상태였다. 없다고 표현할 수도 있다고 표현할 수도 없었다. 마치 진정한 내 영혼의 자리처럼 느껴졌다. 죽는다면 이렇겠구나. 오로지 알아차림만 있었다. 순간 청강스님의 가르침이 떠올라 '주인공 너를 증명해봐라!'라고 떠올렸다. 그러자 '너는 아름답고 유연하고 빛이 나며 만물의 어머니이고 모든 것을 세운다'라는 말이 들려왔다. *주인공 은 진정한 나 즉 내 안의 영혼, 불성, 성령을 의미하는 단어이다
이후 명상을 할 때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화두로 올라왔다. 내 스스로 두려움을 알기에 잘 다스려놓았는데 아주 무서운 상상과 함께 다시 올라온 것이다. 내게 가장 큰 두려움은 가족을 잃는 것이었다. 나는 어렸을 때 부모님과 헤어져 살았다. 부모님과 헤어지고 일 년간 달을 보며 부모님과 다시 같이 살게 해주세요 라고 매일 간절히 빌었다. 안타깝게도 소원은 이뤄지지 않았었다. 나는 크게 상처받고 이후 신은 없다고 생각하며 오랫동안 방황했다. 꼭 그래서는 아니겠지만 삶이 험난했다. 다시 신을 찾은 것은 아이를 낳고 서다. 내 가족이 너무 소중해 삶에 집착하게 되었다. 집착이 심해지니 차가 지나가면 칠 것 같고 음악을 틀어도 내 귀를 때리는 듯 느껴지는 강박을 경험했다. 이러다 내가 죽겠다 싶었다. 그래서 내일 죽을 수도 있다고 아예 체념하며 내 목숨을 내려놓았다. 대신 오늘을 내일 죽어도 후회 없을 정도로 열심히 소중하게 살자고 생각을 바꾸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았더니 아이들도 잘 자라고 일에도 좋은 성과가 있었다.
그런데 온갖 무서운 상상으로 그 두려움이 다시 올라온 것이다. 이 두려움을 꼭 내 마음속에서 정리해야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주인공을 간절히 찾았다. 죽음도 돈도 다 내려놓을 수 있었는데 가족은 도저히 놓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화두를 잡고 간절히 주인공과 대화하자 어느 날 생각이 들었다.
'모든 영혼은 하나이고 나 또한 모든 것이다. 그러니 떨어져도 함께 있는 것이다. 깨우치면 떨어져도 함께 있는 것이 되지만, 그렇지 못하면 나는 평생 두려워하며 살 것이다. 진정 두려워할 것은 깨우치지 못하는 것이지 가족과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 생각이 들자 폭풍 같은 눈물이 쏟아졌다. 오로지 깨우침만이 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명상에 집중했다.
집중 수련에서 깊은 명상중 '나는 이미 어릴 적 소원을 이루었다.'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나는 어릴 적 내가 빌던 부모님과 같이 살게 해 달라는 소원이 이뤄지지 않았다고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나는 받고 싶던 사랑을 내 아이들에게 주는 내가 바라던 부모가 되어 살고 있는 것이었다. 내가 그렇게 간절히 바랐던 것이 결국 수십 년이 지나 형태를 바꾸어 이뤄졌구나 라는 알아차림에 눈물이 비 오듯 흘렀다. 상처받았던 내 안의 어린아이를 꼭 안아주었다. 이렇게 더욱 명상이 깊어지며 명상에서 내 가족들이 보였다. 이제는 진정으로 놓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들이 하나 둘 지우개로 지우듯 지워졌다. 싹 지워지자 메시지가 들렸다. '너의 평생소원인 가족과 함께 사는 꿈을 이뤄줄 테니 네 재능을 세상에 펼쳐라.' 내가 진짜 놓으니 진정으로 채워지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명상을 끝내고 잠을 자는데 또다시 내가 명상에서 체험한 것이 상상은 아닐지 두려움이 드는 것이다. 이에 대한 답을 찾아야겠다 강한 확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제야 청강스님이 '주인공이 있음을 증명해봐라'라고 주문해보라는 말씀이 크게 와닿았다. 내 존재가 이미 주인공의 증명인데 왜 자꾸 증명해보라는지 이해가 안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나에게 필요한 것은 99프로를 넘어 100프로의 확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 간절했다. 집중 수련 둘째 날 밤 답을 찾지 않으면 집에 가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명상에 임했다. 일정이 끝났지만 선방에 남아 명상을 계속했다. 계속되는 명상과 갈구함 끝에 결국 한마디가 들렸다.
'내가 너고 네가 나이니 믿으면 증명될 것이다.'
청강스님과 면담을 했다. 스님께서는 나에게서 나온 생각 또한 나의 마음이고 주인공이니 이를 믿어보라고 하셨다. 앞으로도 성장할 것을 믿고 계속 정진하라고 하셨다.
내가 찾던 답을 듣고 운동을 하는데 평소 15분하면 힘들던 것이 한 시간을 해도 힘들지 않았다. 법인 설립 계획도 세웠다. 매일 새벽 명상하는 걸 습관화해서 정성을 들여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람과 자연과 동물이 모두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보고 싶다. 어떤 사람을 보아도 사랑과 자비의 마음이 올라왔다. 진정한 믿음으로 가는 길을 막았던 상처받은 어린아이가 이제야 잠재워진 것도 같다.
6개월이 지난 지금 나는 이렇게 지내고 있다. 투자 법인을 설립했다. 와중 청강스님과 명상지도자 과정을 마쳤다. 박찬호 선수의 멘토인 순야 명상 마스터님께도 새롭게 배웠다. 명상 모임을 오픈했으며 회원들과 새벽 4시 명상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