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을 통한 제품 개선
저희는 우선 사는데 꼭 필요한 최소 기능들만 갖춘 MVP(Minimum Viable Product) 상태에서 입주를 했습니다. 옷방은 벽과 마루 작업만 된 채로 아무것도 없이 텅텅 비어 있었고, 파우더룸 한쪽 벽에는 전선이 튀어나와있었습니다. 또 주문한 소파와 식탁은 제작이 늦어져 한동안은 임시로 캠핑 테이블과 의자를 사용해야 했습니다.
아직은 불편한 점이 많았지만 저희는 꼭 필요한 기능이 아니라면 당장 급하게 추가하기보다는 살아보면서 천천히 하나씩 개선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힘들게 설치해놓고 다시 떼거나 사놓고 후회하는 일 따위는 없었고, 집이 점점 완성되어가는 재미와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부터 나가는 순간까지 매일매일 집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극 I 성향인 저는 특히 밥을 먹고, 일을 하고, 여가를 보내는 모든 과정을 주로 집에서 해결하다 보니 살짝이라도 불편한 점이 있다면 바로 느낄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도 가구와 가전제품의 배치 등은 계속해서 바뀌고 있고, 입주 이후에도 더 살기 좋은 집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개선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보통 아내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하는데(유저의 50%...) 최근에는 커피 머신을 다이닝 룸과 주방에 각각 1주일간 두고 관찰해 봤더니 주방에 두었을 때 작업 속도가 더 빠르고 뒤처리도 훨씬 편해서 결국 주방으로 위치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화분에 물을 주던 아내가 말하더군요, "오빠! 여기에 화분 올려놓을 수 있는 선반이 있으면 좋겠어!"
참 voc가 끊이지 않는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