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감소는 가치관의 변화이다.
대한민국은 인구 감소가 목전에 온 나라이다. 그래서 난리다. 정부는 아이를 낳게 하기 위해 엄청난 예산을 쏟아부었고, 언론들도 엄청난 문제라며 심각성을 보도했다.
그런데.. 나의 짧은 생각은,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은데.. " 였다.
저 그림의 상황을 우리는 다 겪었을 것이다. 출퇴근 시간, 등하교 시간 등등.. 사람의 파도에 휩쓸려 흘러가는 나 자신을 말이다.
단위 면적당 사람의 수가 적으면, 더 쾌적해지는 것 아닌가? 어릴 때부터 좁은 땅덩어리에 사람이 너무 많다는 주위의 불만을 많이 들었었다. 수도권의 밀집도는 한계를 넘어섰다는 것은 다 알 것이다.
물론 인구 감소의 진짜 문제는 "돈"이다. 경제 생산 인구의 감소는 한국 경제의 침체를 가져오고, 못살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노인들의 복지 비용을 지불할 젊은 층의 붕괴는 노인 빈곤을 더욱 가중할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다.
나만 못살게 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사람 전부 못살게 되는 것이다. 남과의 비교로만 알 수 있는 잘살고, 못살고를 내가 느낄 수가 있을까? 지금도 경제지표의 변화를 내가 느낄 수 있나?
다른 나라와의 비교에서 대한민국이 못 사는 나라가 될 수 있다. 다른 나라와의 비교가 그렇게 중요한가? 대한민국보다 많이 못 사는 어느 나라는 행복지수가 세계 1위이다. 우리는 행복지수 꼴찌이다.
인구 감소로 인한 경제 붕괴는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과 불행을 가져다준다. 하지만 기존 산업의 경제 붕괴는 인구 감소가 아니더라도 시작되고 있다. AI와 4차 산업혁명은 곧 지난 시절의 모든 산업을 붕괴시킬 것이다.
대한민국 인구가 줄어서 생산인구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AI와 로봇들이 더 빨리 인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4차 산업혁명이 제대로 동작하게 된다면 생산인구가 남아도는 것이 더 문제가 되지 않을까?
산업 경제의 문제를 야기하는 이유 중 인구감소는 그렇게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지 않다. 오히려 단위 면적당 인구수의 감소로 좋은 점들이 많을 것 같다. 대표적으로 집값이 떨어질 것이다. 그리고 같은 가격으로 넓은 집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땅이 남으니까.. 공원이나 녹지도 많아질 것이고..
무엇보다도 사람들에게 지치지 않을 테니.. 사람들과의 관계도 여유가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인구감소가 대한민국이란 나라를 없앨 수 있다는 걱정이 있다. 개인적으로 대한민국의 멸종은 안 올 것 같다. 그렇지만 대한민국 사람들이 멸종된다고 생각해보자.
우리는 이미 단일 민족이 아니다. 다문화가정을 적극 받아들여야 하고, 우리와 다른 민족의 결합을 당연하게 여기는 시대이다. 우리는 지구 전체를 봐야 한다. 우리는 대한민국 민족이 아니라 지구인이다. 지구인은 아마도 멸종하지 않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민족이란 협소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 대한민국의 민족이 멸종을 해도 우리의 유전자는 지구 곳곳에 살아 있을 것이다. 그것은 멸종이 아니다.
정부나 언론이 인구 감소의 위험을 말하는 것은, 미래에 올 시대가 50, 60년대 모습일 것이라는 착각에서이다. 만약 그렇다면 인구 감소는 우리에게 어느 정도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모두 다 알지 않은가! 곧 올 미래는 엄청난 세계라는 것을.. 사람이 일할 필요가 없는, 기본 소득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시대이다.
그 나라의 인구수로 잘살고 못 사는 그런 시대는 완전히 지났다. 미래를 볼 필요도 없다. 현재도 유럽의 복지 선진국들이 인구가 많아서 잘 사는 것인가!?
정부나 언론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호들갑을 떨며 대한민국의 인구감소를 말하는 것은 돈을 표면적으로 내세우며, 기존의 가치관을 지키기 위해서이다.
"결혼을 꼭 해야 한다." "아이는 꼭 낳아야 한다" "가정이 최고의 가치이다" "우리는 단일 민족이다"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 "노동은 신성하다" 등등
기존의 가치와 가치관을 지키고 싶은 욕망이다. 곧 이런 지난 시절의 가치관과 패러다임은 없어지게 된다. 아니 이미 시작되고 있다. 젊은이들이 결혼을 안 하고, 아이도 안 낳는 것이 그 증거이다. 대한민국의 인구감소를 지나치게 문제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연령대를 보면, 지난 시절의 가치관을 유지하고 싶어 하는 세대임을 알 수 있다.
정부는 이미 인구감소를 막는 정책보다는 인구감소를 대비하는 정책으로 갈아탔다고 보인다. 화가 나는 것은, 인구감소를 받아들이는 정책이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어이없는 정책과 가치관 사수를 위해 엄청난 세금을 낭비했다는 것이다. 곧 없어질 지난 시절의 잔재를 위해 미래를 희생한 것이다.
인구감소는 일시적인, 젊은 층이 돈을 더 벌면 없어질 근시안 적인 문제가 아니었다. 가치관의 변화이고, 패러다임의 변화이다. 국가주의, 민족주의, 관계주의에서 개인주의의 약진과 그리고 새로운 문화의 태동을 알리는 것이었다.
한 가지만 더 묻고 싶다. 대한민국의 경제지표를 발표한다. 2%가 가능하다는 둥, 1%도 어렵다는 둥.. 그런 게 그렇게 중요한가? 못 사는 나라가 된다는 것이, 아이폰을 못 사지만 샤오미폰을 살 수 있는 정도가 아닐까? 갑자기 50, 60년대로 돌아가는 일은 없다. 보릿고개를 걱정하는 일은 생기지 않는다.
직장을 잃고, 취업이 안 되는 일은 항상 큰 문제로 존재해 왔다. 경제지표로 절대 바뀌지 않는다. 경제 지표나 애매모호한 못 사는 나라가 된다는 말로 시대의 흐름을 감추려고 해서는 안될 것이다. 감추어지지도 않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