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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은 왜 한국을 칭찬할까?

한국은 외국인 거주자들을 포용할 수 있나?

by 그림한장이야기

외국인들은 왜 한국을 칭찬할까?


한국 사람들은 외국인들이 우리를 어떻게 평가하는지가 많이 궁금하고 예민한 편이다. 나 역시 그런 것 같다. 요즘 유튜브에서 외국인 상대 인터뷰를 자주 보게 된다. 대부분 대한민국을 찬양하는 내용이다. 한국에 대한 나쁜 내용이 지극히 적은 게 의심스럽지만 기분이 좋아지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나 역시 ”국뽕”에 중독된 한국 사람인가 보다.


하지만 결국 외국인들이 보는 우리나라에 대한 시선이 올바른 것인지 의문을 가지게 된다. 그들이 느끼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면 왜? 그런 오류가 생겼는지 궁금했다.

산책하는 사람들 (iPad 7, Adobe Fresco)

물론 유튜브나 미디어에 노출된 외국인들은 타의 반 자의 반 한국에 대해 좋게 이야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완전 무작위의 익명성 보장 인터뷰가 아닌 이상 이방인의 입장에서 공개적으로 그 나라의 나쁜 점을 적나라하게 말하기 힘들 것이다. 유튜브의 구독자 유치를 위한 목적에도 부합되지 않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이 좋은 점 2가지는 객관적으로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1. 상대적으로 안전한 치안상황과 2. 편리한 교통시스템이 그것이다. 이 두 가지는 마치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외국인 10명 중 9명은 말하는 한국의 장점이다.


치안이나 교통 같은 물리적이고 기술적인 부분은 객관적인 데이터와 수치로 진위여부를 판별할 수 있으니 문제 될 것은 없을 것 같다. 그리고 결국 이런 요소는 각 나라의 발전 속도의 차이일 뿐이라서 보는 사람에 따라 엄청난 장점이 아닐 수 있다.


내가 주목하는 부분은 대한민국에만 있다는 “정”이란 것에 외국인들이 호의적이라는 대목이다. 대부분의 외국인들이 정이란 것을 친절함, 도움을 주고받는 매우 인간미 넘치는 그런 문화로 알고 있는 것 같고,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하고 있다.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아직 대한민국의 “정”을 알려면 한참 먼 것 같다.


외국인들이 대한민국을 살기 좋은 나라로 인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대한민국에 거주 중인 외국인들의 절대적인 수가 적다는 것에 기인한다. 왜 한국인들은 대부분 외국인들에게 친절하고 호의적일까? 그것은 그들이 나의 삶에 위협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 선진국들의 국민들이 이민자들과 난민들을 적대시하고 차별하는 상황,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외국인 차별 정책을 지지했던 많은 미국인들, 그 모든 이유가 그저 그들이 나쁜 사람들이라서 일까?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들이 외국인들로부터 자신의 삶이 위협받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한 나라의 국민들이 외국인들에게 위협을 느끼게 되는 가장 중요한 계기는 외국인들이 얼마나 많이 내 주위에 살고 있는가 여부이다.


외국인 거주자들이 일정 수 이상 넘어서게 되면 원래 있던 원주민들은 크게 두 가지 위협을 느낀다. 돈을 버는 경제적인 부분과 이질적 문화의 충격이다.


대한민국의 “정”이란 것은 어떻게 보면 매우 폐쇄적이고 적대적인 문화이다. 우리는 아무에게나 정을 베풀지 않는다. 아는 사람, 친한 사람에게만 정을 보여준다. 아파트 바로 옆집에 있는 사람에게 인사도 한 적이 없다. 거리는 매우 가깝지만 모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기를 쓰고 상대방과 공감되는 단초를 찾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한다. 나이를 묻고, 학교를 묻고, 고향을 묻고, 결혼 여부를 묻고, 부모 형제자매에 대해 묻고, 개인 프라이버시를 까발린다.


그렇게 공통점을 찾아서 친하게 되면 “정”이라는 테두리에 들어온다. 그 반대로 “정”이라는 테두리에 들어오지 못한 사람들은 말 그대로 남남이다.


그렇다면 왜? 외국인들에게는 정을 보여주는가? 우리의 생존 여부에 외국인들은 너무나 미미한 수의 존재들이다. 아무런 계산 없이 디폴트 값인 친절함이 나오는 것이다. 대한민국에 외국인 거주자들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면 우리 역시 그들에게 삶의 위협을 느끼게 될 것이고 그 어느 민족보다 더 적대시하고 차별적 행동을 할지 모른다.


대한민국은 출생자수가 엄청나게 줄어들고 있고 인구감소 중이다. 특히 생산가능 인구의 비중이 곧 위험 수준으로 줄어들게 되어있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생산가능 외국인 거주자들을 늘리는 방법이 매우 유효한 수단일 것이다. 인구문제의 해결 방법으로서 뿐만 아니라 이미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외국인 거주자들의 증가는 꾸준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면서 우리 주변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수가 많이 늘어났다. 우리는 그들에게 정상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을까? 아니면 차별적이고 적대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을까? 서글프지만 국가의 국경도 나의 경쟁력을 보호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외국인 거주자들에게 위협을 느껴서 그들을 적대시한다는 것은 나의 무능함을 그들에게 화풀이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결국 지구 상의 모두와 경쟁해야 하는 시대라는 것을 인정하고 그런 세상에 나를 맞출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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