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마음으로. 지금 내가 여기 살아있다는 것을. 이미 충분히 가지고 있다는 것을. 넉넉한 마음으로. 긍정적인 생각들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연스러움 속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 나의 삶의 방향이 이끄는 대로. 마음이 편안한 것이. 그것이 정답인 세상 속에서 살고자 한다. 내 그릇에 담을 수 있는 만큼만 넘치지 않게. 담으며 살아가고자 한다.
정해진 답은 없다. 내가 가는 길이 그것이 정답이다.
불안한 감정에서 애써 벗어나려고 애쓰지 말자. 불안한 마음도 나의 감정이다. 나의 것이다. 일어나지 않는 일에 미리 걱정하고 신경 쓰지 말자. 지금 나에게 온 감정들에 집중하자.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스스로를 믿고. 지지해주는 사람들의 수고스러움에 감사하며 살아가자. 혼자 할 수 있는 것들은 세상에 그리 많이 존재하지 않는다.
시장에서 복숭아 묘목을 하나 구매했다. 나무를 파시는 아저씨의 친절한 설명에 감사했다. 집으로 돌아와 아저씨의 노하우대로 흙을 퍼내고 건강한 뿌리를 뻗어 나갈 수 있도록 단단히 복숭아나무와 땅의 만남을 주선했다. 남은 시간은 흙과 복숭아나무가 어우렁더우렁 잘 지낼 일만 남았다. 태풍에. 장마에 일 년 농사를 망쳐 버린 농부 아저씨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그때 농부 아저씨는 이런 말을 하셨다.
"내가 하는 것은 10% 나머지는 하늘이 하고, 땅이 다하는 거죠."
씨를 뿌리고, 나무를 심는 것은 농부 아저씨가 하는 것이지만 새싹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것은 하늘과 땅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수많은 씨앗을 뿌리는 것은 나의 몫이다. 그것이 싹이 트고 열매를 맺는 것은 하늘의 운이다. 하늘이 모른척한다고 씨앗을 뿌리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지 않은가. 나의 수많은 씨앗 중에 하늘이 하나의 씨앗 정도는 싹을 트고 열매를 맺게 하지 않을까.
일 년 농사를 망쳐 버려도. 그래도 다시 봄이 되면 씨앗을 뿌리고, 나무를 심고, 벼 모종을 심는다. 최선을 다해 노력했던 일들이 나보다 더 많은 최선을 다한 사람들 한테 자리를 내어주어도. 그래도 다음을 위해 또다시 씨앗을 뿌릴 준비를 하고 있다.
그래도.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