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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모카 Oct 27. 2023

돈을 버리고 시간을 산 세 가족

화목한 가정에서도, 의견차는 종종 일어난다.

한 사안을 두고

내가 그 상황에 대해 받아들이는 것과,

상대가 받아들이는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 간격을 좁히기 위해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


어렸을 적,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베스트 셀러를 읽었다.

같은 뜻을 의미하더라도, 이것을 표현하기위한 말이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전제조건이었다.


세상을 사는 우리에겐, 남자와 여자의 언어로만 나뉘는 것은 아니다.

아기의 언어, 어린이의 언어, 청소년의 언어 등 나이 별로 나뉘기도 하고,

지리학적으로 어느 곳에 사는지, 그곳의 문화는 어떤지에 따라 나뉘기도 한다.

즉, '나'의 배경과, 내가 마주하고 있는 '상대'의 배경은 모두가 다를 수 밖에 없기에 우리는 다른 언어로 말할 수 밖에 없다.


신기한 것은, 우리는 소통을 해보면 서로가 말이 통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서로의 다른 점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 '아~ 당신이 말한 것이 이런 의미였구나'

'이런 말을 하면 너에게는 이렇게 들리는구나~'를 알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대화에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직장에서 야근을 하며, 주말에도 출근을 하며 신경이 외부에 집중되어있을 때에는

우리는 물리적인 시간도, 정신적인 에너지도 남아있지 않는다.


가족과 왜 다르게 생각하는지, 근본적인 원인을 따지기 보다는

가족이니까~ 라며 두루뭉술하게 넘기길 바란다.

조그마한 사안이기 때문에 굳이 하나씩 따지기는 귀찮고 피곤한 것이다.

그렇다. 원인을 따지는 데에는 에너지도 필요하고, 절대적인 시간도 필요하다.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을 깨고, 상대를 받아들이는 행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 가족은 서로와 대화하는 시간의 중요성을 직접 몸으로 겪어보며 배웠다.


생산적인 대화는 두가지 유형에서 자주 등장했다.


첫 째, 평화롭게 있을 때다.


대화의 시간은, '일주일에 다섯 시간'과 같이 좁게 정해놓으면 안된다.

왜냐하면, 우리가 원한다고 해서 그 시간에 맞춰 퀄리티 있는 대화를 진행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막상 시간을 냈어도, 그 시간에 함께 해도 될 것 같은 다른 매력적인 사안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렇게 되면 우리의 집중력은 흐트러질 수 밖에 없고, 피상적으로 노력을 한 것 처럼 보이기만 할 뿐이다.


서로를 위한 시간을 충분히 비워놓고, 우리의 마음이 가라앉길 바래야 한다.

외부 미팅, 해야할 일.. 등이 우리 머리에서 지워지고, 차분한 마음이 되었을 때가 되어야 한다.

다른 걱정거리가 없는 상황에서 나간 산책길에, 우리는 의외로 좋은 아이디어를 종종 발견했다.


둘 째, 갈등 상황에서다.


이 때에 특히 서로에 대해 가장 많이 알게된다.

안타깝게도, 갈등 상황은 서로가 바쁘고 피곤할 때, 마음에 여유가 없을 때 나온다.

하지만 시간이 없다고 이것의 근본원인을 파헤치지 않으면, 후에 계속해서 비슷한 이유로 갈등이 생긴다.

역설적이게도, 이럴 때일 수록 서로에게 시간을 많이 내어야 한다.

우리 부부는 '갈등이 있으면 그 날 해결하고 잠에 들기' 원칙이 있다.

끈질기게 대화를 하다 보면 사실 상대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구나,

표현이 다르게 나타났구나 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일거리가 많은 회사에 다니거나, 주말부부를 할 때에는 이렇게 시간을 내기가 힘든 상황이 생긴다.

우리는 가족을 우선적으로 챙기기로 했고,

그렇게 우리는 경제를 포기하고 시간에 자유를 얻었다.

치즈덕 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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