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외국인이 왔다?

by 박모카

처음 밴쿠버에 올 때에, 나는 외국인이랑 같이 집을 쉐어해도 된다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집을 알아보았는데, 마땅히 찾기가 어려워서 (단기 계약을 하기 어려웠고, 내가 일하려는 식당과 거리가 적당하지 않았다.) 한인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곳으로 흘러들어왔다. 그렇게 두 달을 살았는데.. 갑자기 외국인이 들어온다고 했다.


그리고 어느 새벽, 그가 도착했다. 35키로짜리 강아지와 함께!


그가 오기 전에, 잘생겼다는 소문이 돌아서 아주 기대를 많이 하고 있었다. 나중에보니까 예수님처럼 생기기고 덩치가 크기는 했다. 그도 한국인 친구가 있었던 적이 없던 시골 청년이었다. 이참에, 캐나다인에게 궁금했던점을 와르르 쏟아내기로 했다.


Q1. 식당에서 일하면 밥 주는 것을 기대하는게 보통인가?

A. 주는 곳도 있고, 사먹으라고 하는 곳도 있다. 사먹으라고 하면 보통 40%정도 식사를 할인해준다.


Q2. 나는 팁을 받지 않기도 하고, 받기 시작해서도 원래 금액의 50%를 받으며 시작했다. 이게 일반적인가?

A. 서버의 경우와 주방의 경우가 다르다. 주방은 바로 음식을 만들기 시작하니 (더 손이 귀하다) 팁을 바로 받는다. 서버의 경우는 3번 정도 일하러 나온 후부터 팁을 준다. 처음부터 100%의 금액을 받기는 한다. 50%부터 받으며 인상을한다는 말은.. 처음 듣는다.


Q3. 법적 공휴일에 임금을 줘야한다고 알고있다. 보통 주는가?

A. 사실 이런걸 생각하면서 일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근데 내가 잘 모르는 것을 보니, 잘 챙겨줬던 것 같다. :) 각 주에서 지정한 공휴일의 경우는 주지 않고, 나라에서 정한 공휴일에 줬던 것 같다.



그의 얘기를 조금 하자면, 그는 캐나다 토박이로 시골에서 살다가 운전을 오랫동안 (몇 박 몇 일..)하여 여기까지 왔다. 그는 이곳이 다운타운과 가까운 줄 알고 실수로 이 집과 계약을 한 것이었다. 원래 하고 싶은 일은 따로 있지만, 돈을 벌기 위해 바텐더로 일할 곳을 찾아봐야겠다고 했다.


그리고 며칠 후. 그가 말했다. '취업했다. 두 곳에서 일하기로 했다.'

...????


난 정말 놀랐다. 왜냐면 나도 돈을 많이 벌기위해 바텐더로 일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이 서빙을 하는 친구들의 말로는, 백인 위주로 채용하기 때문에 본인들은 바텐더로 일할 생각 '조차'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 친구들은 영어를 어느정도 할 수 있는 친구들이었다.


나는 바텐더라는 직업은 나에게는 다가가기 참 어려운 직업이라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이력서를 몇 군데에 내보았으나 (바텐더로 하지 않고, 현지 식당이나 현지 은행 등, 입문이 쉽다고 생각했던 곳에 냈다. 참고로 이곳은 은행에서 일하는 허들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연락이 오지 않았다. 그렇게 바텐더라는 직업은 '나와는 먼 일'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 이미지가 있는 직업군이었다. 그리고 우리 집에 온지 며칠 안되는 백인 친구는 그 일을 아주 쉽게 얻어냈다. 더군다나, 그와 인터뷰를 했던 매니저가 '오늘은 당신 행운의 날이군요?'라며, 자기가 관리하는 다른 식당에서 서버로 일하는 것도 제안했다고 했다. 그렇게 그는 순식간데 두 곳에서 일하게 되었다.


그는 매니저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했다. '아니죠. 오늘이 행운인 것은 바로 매니저님 당신이지요.' 이 말에서 나는, 덩치가 큰 백인 남성은 자신감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들었다. 그의 말이 맞기도 했다. 그가 마음에 쏙 들었으니 다른 곳에서도 일하기를 권유했을 테니 말이다.


이후에도 그와 대화를 나누며, '자신감'이라는 부분에 있어 우리가 얼마나 다른지 새삼 느꼈다. 예를 들어, 그는 '새로운 곳에 가서, 내 이름은 FUCK이라고, 아무것도 모르는 척 소개하면 정말 재미있겠다.'라고 했던 적이 있다. 나의 경우는 이와 반대였다. 내 이름이 어느 나라에서는 속어로 여성 성기를 지칭하는 단어와 비슷하게 들리기도 했는데, 나는 내 이름을 바꾸기를 학교의 한국인 선생님으로부터 권유받기도 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이 단어를 아는 인종의 사람들에게는 영어 이름으로 나를 소개하기도 했었다. 나이가 들고 나서는 다시 내 한국 이름으로 돌아오기는 했지만 말이다. 그러고 보니, 내 친구 중에서는 KOK라는 친구가 있다. 그는 자신을 소개할 때, 항상 '내 이름은 KOK야, COCK가 아니지!'라고 했다. 나는 이렇게까지 당당하게 내 이름을 설명하는 상상은 해보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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