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서 서버로 일하러 가면서 들은 것이, 식당에서는 기본 15% 팁이 붙기 때문에 서빙을 하게 된다면 돈을 기본적인 다른 부분에서 보다는 더 많이 받게 될 것이라는 안내를 받았었다.
하지만 현지에 와서 일을 해보니, 백인이나 동양인들은 기본 15%를 내지만, 인도계 사람들은 팁을 안 내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았다. 나 역시 내가 응대한 테이블에 대해 팁을 받은 것이 아니라, 전체 사람들과 나누고 정산을 늦게 받았다. 이 말은, 내 앞의 손님이 내는 팁이 내가 받는 돈에 별 차이를 주지 않는다고 생각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나는 손님이 팁을 얼마나 내던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다만 팁을 최대치로 주면 고맙다는 생각을 할 뿐이었다.
내가 다른 식당에 가면, 유난히 아시아계 사람들로부터 팁 스킵을 받았다. 무슨 말이냐면, 계산을 할 때 주인 아저씨께서 '팁은 스킵해버려~!'라고 한다던지, 아니면 직접 스킵 버튼을 눌러서 준다던지 하는 경우다. 특히 매장에서 식사를 하고 계산을 할 때에도 이런 일이 종종 있어서, 나는 이게 일반적인 것인지 궁금했다. 그래서 외국인 룸메이트에게 물어보니 아주 이상한 표정을 하면서 '나는 안그래'라고 했다. 자기는 누가 그렇게 해줘도 싫을 것 같다는 얼굴이었다. 대체적으로 극단적인 표현을 하지 않는 그에게서 낯선 강한 부정을 보았다.
그는 서빙과 바텐더 업무로 팁을 많이 받아가는 사람이었다. 팁을 조금 주는 날에 일을 받으면 아쉬워하면서 빨리 집에 오고싶다고 했다. 팁을 많이 받아오면 집에 와서 자랑 먼저 했다. 이런 그라서 그런지, 그는 다른 식당에 가도 팁을 꽤 넉넉하게 주는 편이었다.
한 번은 다같이 피자를 먹으러 갔던 날이 있다. 한 판을 시켜서 나눠 먹는 것이 더 맛있을 것 같아서 공동으로 구매를 했다.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친구들은 현금이 있고, 나는 없어서 내가 카드로 계산하기로 했다. 친구들이 준 현금은 $20. 피자 값은 $22. 나는 꽤 넉넉한 인심의 팁을 주는 역할을 해야했다. (총액이 약 $30이 되게 만들어야 했다.) 계산원이 나를 위해 팁을 스킵하기 전까지는..
계산원이 팁 스킵버튼을 인위적으로 눌러서 나에게 결제기를 주었고, 나는 '오오 고맙구만'이라며 카드를 긁었다. 친구는 아주 놀라며 계산원에게 '팁 필요없어요?'라고 수차례 물었다. 이건 절대 용납 못하겠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계산원은 리뷰를 잘 남겨달라며 우리를 보냈다. 나는 솔직히 계산원이 팁을 스킵해서 주면 '우리에게 잘해주고 싶구나!'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고맙게 잘 받아가는 편이었다. 내가 지불하지 못한 금액은 친구들과 사이드 음식을 시켜서 나눠먹어야지 생각했다. 하지만 친구 얼굴을 보니 그러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는 계산원이 무조건 팁을 받아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자기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내서 어떻게든 15%의 팁은 만들었다. 그는 우리 테이블 위에 동전을 올려놓았고 우리는 그렇게 매장 밖으로 나왔다. 그는 매장 직원이 팁을 바로 발견하지 못할꺼라며 히히 웃었다. 나는 팁을 발견한 매장 직원이 이것을 어떻게 나눠야하나 난감해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친구들이 돈을 더 낸 부분에 대해서는 내가 나중에 뭔가를 더 사주면 되었다. 하지만 그가 생각하는 신념에 어긋나는 사람이 된 것 같아서 마음이 착잡했다. (사실 그는 이것가지고 나에게 뭐라고 하지 않았지만, 나 혼자서 마음에 무거운 짐을 만들었다.)
이렇게 나는 팁을 많이 받아봤던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팁을 주는 것이 아주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처음 깨달았다.
참고로 나에게 팁을 스킵해서 줬던 식당의 관계자들은 모두 아시아인이었다. 필리핀 사람, (추정) 중국계 사람, 인도계 사람.. 내가 감히 상상해보자면, 아시아인들끼리 '자국에서는 팁을 안 주다가, 여기와서 팁 문화가 있는 것이 좀 놀라웠지? 음식을 주문할 때 머릿속으로 계산했던 값보다 더 많이 청구된채로 매번 지불하는거 은근 스트레스였지? 나한테는 부담갖지마 ㅎㅎ 좋게 좋게 지내자구.'라며 보이지 않는 정을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