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산너머 Oct 22. 2023

친구따라 축구장 가기

penang Soccer experience

 처음엔 친구 따라 매주 토요일 오전에 축구를 하러 다녔다.  페낭에 와서  승겸이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된 같은 반 친구인 원이는 일주일에 네번 방과 후에 탄중붕가에 있는 soccer experience 라는 축구 클럽에서 레슨을 받고 있다. 페낭 soccer experience는  포위스라는 국제학교 운동장을 방과후와 주말에 빌려 운영하고 있는데, 아주 어린 유치원 아이들부터 세컨더리까지 몇 개의 반을 나누어 축구 레슨을 하는데 평일 오후에는 레슨을 주로 하고 토요일엔 부모들까지 들어가서 아이들이랑 경기를 하며 노는 것 같았다.      

     

 매주 토요일에만 같은 아파트에 사는 원이네 차를 타고 축구 클럽에 참가하던 겸이가 이번 주부터 바이올린 선생님이 한 달간 여행을 가시면서 오후에 시간이 나서  월수금토 네 번을 다 축구하러 다니고 있다.  학교에서 하교한 후 잠시 집에서 쉬다가 다섯시 10분 쯤에 아파트 입구에서 원이네 차를 타고 출발해서 5시 30분부터 한 시간 축구를 하고 돌아온다. 한 시간 참가할 때마다 35링깃의 참가비를 내야하는데, 그것도 네 번을 다니니 그것도 한 달이면 적지 않은 금액이다. 음... 빨리 바이올린 샘이 여행에서 돌아오셔야 할 것 같다.      


 축구장에 가면 한 삽십분 정도 각자에게 공을 주고 여러가지 테크닉을 연습시키는데, 영어로 말하는 코치의 말을 알아듣는 것 같지는 않고 대충 눈치껏 다른 아이들을 보면서 공을 가지고 논다. 종료 10여분 전부터는 팀을 나누어서 경기를 하고 여섯시 반쯤이면 모든 축구 수업이 종료된다. 중간에 잠시 물을 마실 겸 쉬는 시간이 있다. 날이 좋은 날은 여섯시까지 햇빛이 강렬해서 이제 겸이는 말레이시아 현지인과 다름 없는 피부색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아이들은 축구하러 갈 시간 쯤에 비가 오면 아주 좋아한다. 여기선 웬만큼 퍼붓는 비 아니면 그냥 다 맞으며 수업을 한다.           


 토요일은 열시 반부터 한시간 반 정도를 경기만 한는데 그 날은 부모도 같이 경기를 참여할 수 있다. 서양의 엄마 아빠 몇명이 아이들과 함께 늘 축구 경기에 참여 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아주 작은 아이들이 공을 잡으면 누구도 공을 뺏지 않고 아이가 차기를 기다리는 모습도 보기 좋고, 특히 여자 아이들이 열정적으로 축구 경기에 참여하는 모습은 너무나 자연스럽다.    

  

 soccer experience는  놀이처럼 축구를 배우는 곳이어서 정말 축구를 배우고 싶은 아이들은 이곳 클럽에 오지 않고 좀더 엄격하게 축구를 배우는 곳에 등록을 한다고 한다. 그래도 일주일에 한 두번 꾸준히 축구를 하니 배우는 것도 있고, 체력도 좀 좋아진 것 같다.  열한시 반에 토요일 축구 경기가 끝나면 아이들의 유니폼과 머리는 온통 땀으로 흥건히 젖어 있다. 차로 10여분이면 집까지 오는데 차 안에 땀 냄새가 장난이 아니다. 집에 오면  후다닥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수영장 물 속으로 뛰어 들어 신나게 노는, 바야흐로 겸이의 태평성대의 시간들이 지나고 있는 중이다. 

이전 13화 촌놈, 국제학교에 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