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3박 같은 2박 일정 200% 대공개!
부에노스아이레스는 본격 남미 여행을 처음 시작하는 도시였다. 도시 위주의 여행은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못하여, 처음부터 관광보다는 탱고 공연 하나 정도 보고 쉬엄쉬엄 보내는 일정으로 2박을 짰었다. 그마저도 도착과 출발 일정이 빡빡해서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을 감안한다면 사실상 하루 정도밖에 시간이 없었던 것이었는데, 그런데도 아주 부지런하게 돌아다녔고 예상보다 이 도시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서 좋았던 기억을 기록해 본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의 첫날은 마치 이틀을 하루로 합친 것처럼 아주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쉼 없이 돌아다녔다. 원래는 적당히 시내 관광을 하려 했는데 예상보다 볼 것들이 꽤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가능한 첫날에 꼭 해야 하는 것들을 먼저 하고 이후 일정을 여유롭게 가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한눈에 보기 쉽도록 첫날과 둘째 날의 일정을 시간 순서에 따라 상세히 남겼으니, 하단의 스케줄을 참고하길 바란다.
고작 이틀 묵었던 터라 데이터가 빈약할 수 있겠지만 내가 경험한 범위 내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에 가야 하는 이유를 꼽아보자면 첫 번째는 날씨다. 부에노 = 좋다, 아이레스 = 공기라는 뜻으로 도시 이름 자체가 날씨가 정말 좋다는 의미인데 정말 이름처럼 날씨가 참 좋다. 해가 늘 쨍쨍하고 습하지 않아서 아무리 볕이 강해도 그늘에 가면 시원하고 또 쾌청한 날씨다. 울적했던 기분마저도 확 풀어버릴 만큼 파란 하늘은 기본이요 맑은 날씨의 정석이라, 부에노스아이레스는 날씨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도시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두 번째 이유는 질 좋고 값싼 고기와 와인이다. 비록 여행의 극초반 일정이어서 컨디션 조절하느라 와인을 거의 못 마셨지만, 식당에서 한 번씩 먹었던 와인들 모두 한국 대비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너무나 만족스러웠다. 마트에서 사면 훨씬 더 저렴하고 수많은 종류 중에서 골라가며 마셔볼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게도 부에노에서는 마트를 찬찬히 둘러볼 여유가 없었다. 갈 계획이 있으신 분들에게는 꼭 마트 쇼핑을 추천하고 싶다. (유일하게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만 마트 쇼핑을 못해서 지금도 두고두고 아쉬운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추천하고 싶은 부분은 탱고 공연이다. 탱고 공연은 공연장의 규모나 역사에 따라서 느낌이 사뭇 다를 거라 취향에 따라 고르면 된다. 내 경우엔 뉴욕의 브로드웨이를 연상케 하는 큰 공연장에서 관람했고, 무대 아래로 식사 테이블이 있어서 먼저 식사한 후 디저트나 와인을 마실 타이밍에 공연이 시작되었다. 이렇게까지 럭셔리한 탱고 공연은 처음이었고 꽤 만족스러웠는데, 방문한 당일 일정을 너무 무리해서인지 후반부에는 피로가 몰려와서 집중하지 못했고, 에어컨도 너무 세서 마지막은 아주 힘들었다. 오가며 만난 한국 동행분들 중에서는 오히려 소규모 극장에서 봤을 때 표정이나 몸짓 하나하나를 가까이서 볼 수 있어 좋았다는 평도 있었으니 공연의 규모적인 부분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참고하길 바란다.
아르헨티나의 소매치기는 차의 창문을 부숴서 내비게이션 위치에 달아둔 핸드폰 혹은 귀중품을 가져가거나, 지나가는데 오토바이로 핸드폰을 낚아챈다는 둥 무력적인 부분이 동원된다는 이야기가 많아서 걱정이 많았었다. 옷에 무슨 가루 같은 걸 뿌린 틈을 타서 돈이나 핸드폰을 훔쳐 간 사례도 있었다고 하니 보통의 소매치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운이 좋아서인지 머무른 기간이 짧아서인지 모르겠지만 나에겐 그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위험한 순간이 없었고 즐거운 시간으로만 가득했기에 더욱더 가벼운 마음으로 남미 여행을 시작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첫날 일정] *23년 1월 23일 (월)
- 9:15 am 부에노스아이레스 공항 도착
- 10:35 am Alto Palermo Shopping 쇼핑몰에 위치한 Quotidiano Bar에서 샴페인/커피를 곁들인 브런치
- 12:00 pm 숙소 Selina Palermo 도착
- 3:00 pm 짐 정리 및 환복, 당일 관광 일정 짜기/탱고 예약 & 루트 파악 후 숙소에서 출발
- 3:10 pm 인근 페루 Sabor Peruano 식당에서 늦은 점심
(닭고기 ¼, 샐러드, 감자튀김 세트 시켰는데 양이 정말 많고 맛있었다)
- 3:50 pm 관광하러 다시 출발
- 4:20 pm Teatro Colón (지하철 이동)
- 4:40 pm Plaza de Mayo (지하철 이동)
- 5:07 pm Marcado San Telmo (도보 이동)
- 6:20 pm La Boca Buenosaires Caba (버스 이동) *찾기 힘들고 멀고 위험한 동네라 Uber 추천
- 8:25 pm Tango Porteño (지하철 이동) *식사 & 와인이 포함된 탱고 공연으로 13,500 아르헨 페소
- 11:18 pm 탱고 공연 종료
- 11:55 pm 우버 타고 숙소 도착
- 01:30 am 시장에서 샀던 망고 먹고 취침
(이때 아니면 먹을 시간이 없어서, 배가 매우 부름에도 불구하고 짐을 해치우기 위해 먹었다)
[둘째 날 일정] *23년 1월 24일 (화)
- 8:43 am 기상하여 호스텔 로비에서 조식 먹음
- 9:30 am 나갈 준비 & 일정 정리
- 10:40 am 호스텔 자전거 빌려서 인근 공원 Buenos Aires Ecoparque으로 동네 마실
호수에서 수영하는 대형 강아지들과 잔디에 돗자리 펴고 누워 유유자적하며 쉬는 현지인 구경
- 11:10 am 근처 또 다른 공원인 Lago Victoria Ocampo를 지나 호르헤 뉴베리 공항을 왼편에 둔
Punta Carrasco에 도착. 요가 담요 깔고 아무도 없는 공원에서 요가 수련 1시간
- 1:00 pm 숙소에 자전거 반납하고 미희 언니와 남미 50대 고기 맛집인 LA CABRERA에서 접선
- 1:15 pm 약간의 대기 후 착석, 그리고 식사
- 2:40 pm 숙소 도착하여 낮잠
- 7:35 pm 낮잠 거하게 자고 숙소 웰컴 칵테일 한 잔 마신 후 외출
- 8:25 pm 다음 여행을 위해 텀블러를 찾아 헤맸지만 실패한 후 간단히 마트에서 장보기
- 8:35 pm 구글맵에 평점 좋은 El Preferido de Palermo 식당에 운 좋게 웨이팅 없이 바 테이블 착석
- 9:53 pm 식사 후 숙소 도착 (식당에서 도보 2분 거리)
- 11:30 pm 씻고 짐 싸고 다음 날 새벽 일찍 떠날 채비 하고 취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