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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선혜 Oct 18. 2024

미션 클리어 2

<스테이지 1>     

소미는 눈을 떴다. 창문으로 햇살이 길게 들어왔다. 허리가 부서질 듯했다. 끔찍한 두통도 느껴졌다.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거실로 나갔다. 

엄마가 등을 보인 채 식탁 의자에 앉아 있었다.      

“엄마!”     

소미는 엄마에게 달려갔다. 엄마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역시, 꿈이었어.’     

소미는 엄마 품 안에 안겼다. 따뜻한 체온이 느껴졌다.     

“엄마, 나 무서운 꿈을 꿨어요.”     

“그랬구나. 우리 아가.”     

엄마가 소미의 등을 쓸어주었다. 포근했다. 소미는 잠시 눈을 감았다가 떴다.

뭔가 이상했다. 소미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엄마, 텔레비전 어디 갔어요?”     

“응?”     

엄마는 전혀 모르겠다는 눈빛으로 소미를 바라봤다. 소미가 일어나 집을 천천히 돌았다. 집은 지나치게 깨끗했다. 하얘서 눈이 부실 지경이었다. 소파의 위치도 조금 달랐다.     

“엄마, 시계가 이상해요.”     

벽에 걸린 시계의 바늘이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그것도 거꾸로.      

“뭐야? 내가 과거로 온 건가?”     

혼란스러웠다. 엄마는 그런 소미를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었다. 소미는 뒷걸음질 치다 창문을 봤다. 어떤 여자가 얼굴을 바짝 붙이고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으아!”     

소미는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심지어 여자는 소미의 이름을 불렀다.     

“소미 학생, 내 말 들려요?”     

소미는 핸드폰을 찾았다. 

119를 눌렀다. 신호가 가지 않았다. 다급하게 아빠 번호를 눌렀다. 그런데 아빠 핸드폰 벨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오기 시작했다.      

-디로리 디로리리 디로디     

흐릿했던 벨소리는 점점 커졌다. 마치 바로 옆에서 들리는 것 같았다. 소미는 귀를 막으며 주저앉았다.      

“아빠! 아빠 어디 있어요? 도와줘요!”     

소미가 외쳤다. 하지만 소미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마치 물에 잠기듯 귀가 먹먹해졌다. 

암흑이 떨어졌다. 벨소리만 크게 울렸다. 소미는 절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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