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기업 리뷰 ‘찐’ 이야기 꼭 보자

네 번째 면접

by 계발자

선배가 면접 전에 보면 좋은 기업 리뷰 사이트를 소개해줬다. ‘잡 플레닛’이라는 앱이다. 블라인드라는 익명의 현직자 피드백 앱도 있지만 이는 회사 계정으로 인증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외부에서는 보기가 힘들다. 잡 플레닛은 구독 멤버십을 결제하거나 댓글을 달면 무료 리뷰들을 다양하게 볼 수 있다. 재직자, 퇴직자 등 기업에 관한 별점과 코멘트가 다양하기 때문에 참고해보면 좋다.


이 사이트를 소개받고 네 번째 면접을 보기 전에 예상 질문과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을까 싶어 하루 전 회원가입을 했다. 기업의 성장 가능성, 면접 후기 등 다양한 측면에서 거쳐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었다. 면접 리뷰 평점이 굉장히 낮았다. 면접 대기 시간도 오래 걸리고 임원진들의 회사 자랑만 듣고 왔다는 등 노골적으로 불편했던 것을 사실감 있게 적은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래도 조금 희망이 보였던 점은 인사담당자가 부족했음을 인정하고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댓글을 하나하나 달았다는 것이었다. 개선의 의지와 내용을 확인했다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받아들일 준비가 된 회사구나 기대했다.


면접 날 아침에 갑자기 시간을 늦출 수 있냐는 연락을 받았다. 회의가 잡혀서 임원진이 면접을 볼 수 없는 상황이라 부득이하게 시간을 미룰 수 있냐는 것이었다. 다른 일정은 없었기 때문에 흔쾌히 수락했지만 갑자기 후기 내용이 떠오르면서 찝찝했다.


회사 상황이라는 것이 급박하게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말고 면접 준비를 잘하자 마음을 다잡았다.


면접 시간보다 20분 정도 일찍 도착했고, 안내를 받아 대기실에서 앉아 분위기를 살펴보았다. 직원들이 이야기 나누면서 지내는 모습도 좋아 보였고 큰 창가 너머로 한강 야경이 보이는 것도 매력적인 공간이었다.


그렇게 내가 준비한 자기소개와 예상 질의응답을 숙지하면서 면접을 기다렸는데, 1시간이 지나도록 면접 볼 생각이 없는 듯했다. 담당자는 회의가 길어져서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할 뿐 예상 시간이 지나치게 늦어지고 있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은 들었는지 1시간 30분이 지나고 실무자와 간략한 인터뷰 겸 면접을 진행했다. 인원과 함께 진행되어야 하는데 미팅이 늦어지면서 급하게 보는 듯했다. 자기소개서에 담긴 내용을 최대한 설명하고 면접 이야기를 나눈 지 30분 정도 지났다. 이후 대표님 면접을 보고 가야 한다며 잠시 대기해달라고 했다.


40분이 지났다. 어느덧 사무실 내부 직원들도 모두 퇴근하고 인사담당자와 나만 남아있는 상황. 미팅이 끝난 몇몇 직원들 외 회사가 고요했다. 대표실로 혼자 들어가서 1:1 미팅을 진행했다. 이미 저녁 8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오래 기다린 면접이었지만 노골적인 질문을 이어갔다

일을 못해서 퇴사한 건가요?

야근 수당은 없고 적응하려면 몇 개월까지는
야근이 필수인데 할 수 있나요?

연봉이 높아서 안 되겠는데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평정심을 유지하기 힘들었다. 더불어 회사 자랑과 사업 노하우에 대한 자신감까지 잡플래닛에서 봤던 내용과 똑같은 상황이 이어졌다.


물론 합격통보를 들을 것도 없었고 마음속에 회사를 지우며 나왔다. 대기 시간이 길어서 구직자에 대한 존중이 보이지 않았던 후기가 떠올랐다. 기다린 보람도 없이 불편한 이야기에 답을 하며 여기에 지원한 내가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후 면접이나 기업을 지원할 때 100%는 아니지만 잡플래닛의 후기를 참고하고 있다. 이처럼 정제되지 않은 마인드의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중소기업을 갈 수 없지 않을까 직접 경험하면서 취업이 정말 힘들구나라는 것을 깨닫는다.


누구나 만족할 수 있는 회사는 없다. 만족하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모두 충족시켜줄 회사도 이 세상에는 없다. 하지만 내가 분명히 일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있다. 사람을 위한 존중, 성장 가능성, 조직 분위기, 급여 등 다양한 조건이 있다. 취업은 이 중에서 나를 제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을 그나마 근접하게 만족할 수 있는 회사를 찾는 과정일 것이다.


회사가 일방적으로 내놓는 상황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경험했다. 좀 더 알아야 하는 급여조건, 노무 법에 대한 지식도 갖춰야 한다. 그동안 당연하게 느끼고 받았던 상황을 내가 원하는 것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은 역시 쉽지 않다. 정답은 없고 과정은 복잡하다. 다만 혼자 해결하지 않고도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곳이 있다면 한 번쯤 참고해보면서 나의 기준과 대조해보는 일이 중요하다.


앞으로 나아가는 길, 혼자 외로워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