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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계영 Jun 02. 2020

애벌레랑 이야기했다


흐린 날, 나를 부르는 산을 향해 ))))


길가 보도블록 위, 오잉! 누구 똥이지?

버찌를 많이도 먹었구나!

예쁘서 용서해 준다.




산속에 잠긴다

이게 뭐야!!??? 며칠 안 온 사이에

산길이 초토화되다니...(두리번두리번 )))


너희들은???


방해하지 마!

우린 지금  무지 배고파 숨넘어갈 지경이야!

그렇게 먹고도... 이름이 뭐니?

몰라, 우린 그냥  나비가 되기 위해 살아가는 애벌레일 뿐이야. 이름은 너희 인간들이 부르는 거 아니야? 우리한테 물으면 어떡해?

.....

근데 너희들 너무한 거 아니니? 참나무 잎들을 이렇게 다 갉아먹어 버리면 도토리, 굴밤이 안 생기잖아...  청설모, 다람쥐들은 뭐 먹고살라고?

걱정하지 마! 걔네들 먹을 정도는 남겨둘 거니까.

너희 사람들이 문제야! 옆산에서 건너온 다람쥐한테 들은 얘긴데, 어떤 할아버지가 아침 산책길에 도토리 줍다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루해를 넘겼대잖아. 할머니가 119 불러 찾으러 왔대.

정말? 도토리가 그렇게 많이 필요한가?

하긴 쌉쌀한 도토리묵 무쳐 먹으면 맛있지.

동동주 한잔이랑 캬아~ 군침도네...

어이! 정신 차리고 가던 길 가야지!

찰칵

찍지마~~~ 지금 뭐 하는 거야?? 사진 찍어서 읍사무소 신고할라 그러지? 어떤 아줌마 우리만 보면 신고할 거라 계속 중얼거리던데... 그러면 관에서 해충약 살포하러 나온대... 무서워! 제발...

아니, 글 쓸라고, 사진이 필요하거덩.

.........


내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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